“로열발레단에서의 생활은 발레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솔직히 한국과 일본 어느 쪽도 의식하지 않고 춤출 수 있는 게 마음 편해요.”
세계 최정상급 영국 로열발레단의 유일한 한국인 무용수인 재일교포 4세 최유희(30)가 한국 관객과 만난다. 10~11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제12회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 공연’ 무대를 통해서다. 그는 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일관계가 좋지 않아 한국과 일본의 경계에 있는 재일 한국인으로서 마음이 복잡하다”며 “두 나라가 사이좋게 지내면서 발레 교류도 많아지길 늘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8월 1~2일 일본 도쿄 오차드홀에서 한국의 ‘해외 무용스타 초청 공연’과 비슷한 컨셉트의 ‘오차드 발레 갈라-일본 댄서들’에 출연할 예정이다. 그런데 그의 국적을 놓고 일본 보수 인사들이 트집을 잡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재일 한국인으로서 종종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일본 후쿠오카에서 태어난 최유희는 한국에서 생활한 적은 없지만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 5살 때 발레를 시작해 14살 때 혼자서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일본 출신의 유명 발레 교사가 운영하는 사설 아카데미를 다니던 중 2000년 파리 국제콩쿠르에서 은상을 받았다. 2002년 10대 발레 무용수들의 등용문으로 유명한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제 무용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발레 유학에 대해 그는 “꿈에 그리던 발레리나의 길을 가기 위해선 그 길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나고 자란 곳이 도쿄도 아닌 지방이었기 때문에 발레의 본고장인 파리에 가서 배우고 싶었다. 운 좋게도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열발레단에는 1년간 연수생 과정을 거쳐 2003년 정식 입단했다. 순혈주의가 강한 로열발레단은 처음엔 정식 입단을 허가하지 않았지만 그의 기량과 적극성에 마음을 바꿨다. 입단 후 승승장구한 그는 2008년 수석 무용수 바로 아래 단계인 퍼스트 솔로이스트가 됐으며 이듬해 발레 ‘라바야데르’의 니키야로 주역 데뷔했다. 최근 출연작마다 주역을 맡고 있어 수석 무용수 승급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그는 “수석 무용수가 되는 것은 무용수의 기량만이 아니라 여러 주변 상황이 맞아야 가능하다. 지금은 작품 하나하나에 충실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2005년 로열발레단의 내한 공연 때 군무로 참여한 뒤 2010년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주역으로 초청받았다. 이번에는 로열발레단 수석 발레리노이자 연인인 니헤미아 키시와 함께 ‘신데렐라’(프레더릭 애슈턴 안무)와 ‘애스퍼델 메도’(리엄 스칼릿 안무)를 갈라 형식으로 선보인다. 그는 “로열발레단의 바쁜 일정 때문에 그동안 한국에서 오는 출연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자주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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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로열발레단 퍼스트 솔로이스트 최유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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