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EU 결정은 22년만에 처음, 반EU정서 확산되나, 유로존 최대 위기

Է:2015-07-0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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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국민들이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EU)이 주도한 국제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을 거부함에 따라 EU의 위상도 크게 흔들리게 됐다. ‘유럽대륙 통합과 회원국 국민간의 화합’을 내세웠던 EU가 회원국 간 볼썽사나운 갈등 양상을 보이면서 출범 22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리스 국민들이 이번 투표에서 당장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선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 차원에서 마련된 컨센서스(공통적 의견)를 거부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유럽에서는 1993년 EU가 출범한 이후 스웨덴 및 핀란드의 EU 가입 결정(1994), 아일랜드의 EU 재정삭감협약 비준(2012), 이번 그리스 국제금융 협상안 국민투표(2015) 등 유럽 공동체와 관련해 4차례 주요한 국민투표가 실시됐다. 국민투표 결과 그리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EU 공동체에 잔류하거나 EU 차원의 의사 결정을 지지하는 결과가 나왔다. EU 시절 이전인 1975년 영국에서 실시된 국민투표에서도 유럽경제공동체(EEC) 잔류 결정이 나왔다. 1985년 그린란드가 주민투표에서 EEC 탈퇴를 결정했지만 인구 5만여명의 소국의 결정이어서 큰 눈길을 못 끌었다.

유럽에서는 무엇보다 그리스가 EU 창립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아울러 EU는 현재 28개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를 포함해 19개국이 1995년 단일 통화인 유로 출범에 합의해 이들 나라에서 유로가 사용되고 있다. 때문에 이번 그리스의 결정은 EU 차원은 물론 유로존 체제에 던져주는 충격파도 적지 않다.

게다가 사태가 더욱 악화돼 그렉시트로 이어질 경우 유럽대륙에서 ‘EU 회의론’이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그렉시트는 곧 독일과 프랑스 등 EU의 리더격 국가들이 주도해온 ‘긴축 정책’에 대한 반발로 촉발된 것이어서 비슷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는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폴란드 등지에서도 반EU 및 반긴축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영하듯 반EU 운동을 주도해온 나이젤 파라지 영국독립당(UKIP) 당수는 “EU의 프로젝트가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고, 헤이르트 빌더르스 네덜란드 자유당 대표도 “오늘이 유로존 해체의 시작”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반EU 정서가 확산되면 2017년까지 EU 탈퇴 여부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키로 한 영국의 경우 EU 탈퇴쪽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올해 9∼10월 예정된 포르투갈 총선에서도 긴축에 반대하는 사회당이 집권하면 그리스와 비슷한 길을 갈 수 있다.

이와 함께 스웨덴 체코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등 유로존 가입을 고려 중인 7개국이나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터키 등 5개의 EU 가입 후보국에서도 가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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