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기운이 쫙 빠집니다.”
메르스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한 간호사가 주변 주민들의 몰지각한 행태를 고발하는 글을 올려 인터넷이 들끓고 있다. 병원 근처 아파트를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는데 같은 아파트 주민들의 항의가 이만저만 아니라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메르스보다 무서운 교양과 양심을 파괴하는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18일 새벽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역응급의료선터에서 근무중인 간호사입니다. 의료인으로서 회의를 느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정말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간호사라고 자신을 밝힌 글쓴이는 먼저 심폐소생술하다 메르스에 감염된 대전 건양대병원 간호사의 쾌유를 빌었다. 그는 “근무하는 병원이 메르스 안심병원에 선정돼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연을 풀어냈다.
그는 “인근 아파트를 분양받아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는데,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왜 여기 사냐’고 항의한다”며 “이젠 보상문제까지 이야기 하고 있다”고 주민들의 이기심을 고발했다. 이어 “메르스로 불안하고 조심스러운 건 알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바로 코앞에서 이런 상황을 겪게 되니 참 착잡하다”며 울분을 삼켰다.
네티즌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대신 사과 드린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우리가 모를 뿐 코로나보다 무서운 바이러스가 퍼진 듯 합니다. 교양과 양심을 파괴하는 바이러스 같은거요. 진짜 생각 없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져서 무섭습니다”라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은 “건강 잘 챙기시고 힘내세요. 응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며 메르스와의 전쟁 최전방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지역응급의료센터 간호사 글 전문>
글을 쓰기에 앞서 최근 심폐소생술 후 감염되었다는 간호사분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요즘 때가 때이니 만큼 너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저희 병원에 확진 환자는 없지만 직원들 모두 신경도 날카로워져 있고
나름 안심병원으로 선정되어 정말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은 주위의 아파트를 몇채 분양받아
기숙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아파트 주민이 왜 여기 사냐고 항의를 하더랍니다.
이유? 그냥 신경쓰이니까 나가라 이겁니다. 뜬금없이 보상문제 이야기 하질 않나..
뭐 다들 불안하고 조심스럽고 한건 다 이해한다 이겁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간 몇년간 근무하면서 정말 말도 안되는 항의를 들었을때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더 의쌰의쌰 하며 일해왔지만 정말 기운이 쫙 빠집니다.
그간 정부의 행태, 악의적인 보도 등등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지만
바로 코앞에서 이런 상황을 겪게 되니 참.. 착착(잡)합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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