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르르 마스크 쓰는 꼴 꼴값이네… 보는 사람 불안하게”
메르스 확진자가 150명을 넘어선 가운데, 마스크 착용을 둘러싸고도 불편한 시각차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5일 “마스크 썼다가 욕먹었어요”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한 노인분이 마스크를 착용한 젊은 여성에게 “쯧쯧즛 자신이 판단도 못 하고 쪼르르 마스크를 쓰다니… 꼴값이네! 보는 사람 불안하게”라며 핀잔을 늘어놓은 것입니다.
글쓴이는 “마스크 꼈다고 욕하는 사람이 설마 있을까 싶었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기차를 꼭 타야 하는 수험생인 그는 기차를 탈 때마다 메르스가 걱정됐던 터였지요. 그는 “메르스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라며 “제 몸도 중요하지만, 부모님도 걱정돼 마스크를 꼈는데 욕을 먹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네티즌들은 “메르스가 의심 돼서 병원에 가는 중이라고 답하면 어땠을까요”라며 조언을 합니다. 끔찍하면서도 씁쓸한 웃음이 나오는 조언인데요. “불안하면 마스크를 써야지요” “마스크를 쓰는 이유는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을 배려해서입니다. 도대체 마스크 쓰는 것까지 왜 욕을 먹어야 할까요” “일본에 가면 마스크를 쓰는 게 예의인데, 우리나라가 메르스 발병국 맞나요”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메르스는 세대 간 갈등 양상으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 메르스 관련 정보를 자주 접하는 젊은이들이 마스크를 많이 쓰면서 생겨난 모습인데요. 일부 어른들은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마스크를 한 모습이 불편해 보였나 봅니다. 마스크를 꼈다가 욕을 먹었다고 하는 하소연이 인터넷 곳곳에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 의료기관 관계자는 “몇 만원이면 인터넷에서 마스크 100여 장을 살 수 있다”며 “인터넷이 익숙한 젊은이들은 마스크를 싼값에 구입해 수시로 착용하지만,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2000~3000원 제값을 주고 사기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도 분석하지요.
세대 갈등의 이면에는 보건 당국의 체면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숨어있습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메르스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위생을 위해 장려한다. 그러나 굳이 메르스 때문에 추가적인 조치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공기 중 감염 가능성을 부인해 온 복지부의 입장에 견줘,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문 장관의 발언은 지난달 23일 문 장관이 인천공항 검역소를 방문해 메르스 대응상황을 점검하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며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보건당국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데요. 국민건강보험 대전서부지사는 15일 메르스 감염 예방차원에서 메르스 취약계층인 65세 이상 어르신 250여 명에게 마스크 1000개를 나눠줬습니다. 권경주 지사장은 “메르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고 있어 예방차원에서 마스크를 배부했다”고 주장했지요. 반응도 좋았습니다.
의료기관에서조차 메르스 의심환자를 만날 때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메르스 의심환자를 대할 때 마스크를 착용했는지를 의료 차트에 꼭 기록하고 있죠. 하물며 감기조차 마스크를 써서 예방한다는 것은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기본 예방 수칙입니다.
아직도 복지부는 메르스 예방수칙으로 “재채기 시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휴지는 반드시 쓰레기통에 버리라”고만 말할 뿐,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권고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휴지로 입을 막는 것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무슨 차이인가요? 마스크가 가래침 등 비말을 더욱 잘 차단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메르스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는 상황에서, 질병의 차단이 우선입니다. 의료진과 일부 보건 인력까지 마스크를 쓰는 상황에서 보건당국만 마스크를 쓰지 말라고 하는 촌극은 왜 생겨났을까요? 질병의 예방보다도 일부 수뇌부의 발언이 무색해지지 않기 위해 신경 쓰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하물며,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빚어지는 촌극이라 상황은 더욱 비극적입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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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혐뉴스] “마스크 꼈다고 욕을…” 메르스 세대갈등
“쪼르르 마스크 쓰는 꼴 꼴값이네” 메르스 마스크 두고도 엇갈린 시각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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