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래사냥’ ‘기쁜 우리 젊은 날’ 등을 만든 배창호(62) 감독이 1일 오전 5시58분쯤 서울 대치동 한티역의 지하철 분당선 승강장에서 철로로 투신했다. 이후 곧바로 전동차가 들어왔으나 바퀴가 닿는 선로 사이의 빈 공간에 가지런히 쓰러진 덕에 목숨을 건졌다. 배 감독은 수개월 동안 수면장애 등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얼굴 타박상 등을 입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배 감독이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강박증과 함께 수면장애 등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배 감독은 선로 가운데에 쓰러져 있었고 전동차가 그 위를 지나갔지만 다행히 차체 하부와 선로 바닥 사이 공간에 있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 감독의 가족은 “시나리오 작업을 끝내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면서 수개월간 수면장애를 겪어왔지만 이 정도로 예민하고 힘든 상황인 줄은 몰랐다”면서 “정신과 진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사고로 한때 중단됐던 지하철 운행은 22분 만에 재개됐다. 한티역에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다.
영화 ‘별들의 고향’을 연출한 영화계 거장 이장호(70) 감독은 이날 배 감독이 치료받고 있는 병원을 찾았다. 이 감독은 “배 감독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매일 밤잠을 못 잤다고 들었다. 최근 만났을 때 살이 빠지고 힘이 없어 보였다. 평소 과민하고 작품에 빠지면 미치는 기질이 있다”고 말했다.
‘별들의 고향’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배 감독은 1980~90년대를 풍미했다. 건국대 영화학과 교수로 강단에 섰고, 영화 ‘러브스토리’ ‘길’ 등에선 직접 연기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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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사냥’ 배창호 감독 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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