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경상도 출신의 친구 집안 경사가 있어, 부부 동반으로 축하 자리에 참석해 하룻밤 이야기꽃을 피운 적이 있었다. 경상도 친구들이라 부인들도 모두 경상도 출신이었다. 나만 고향이 달라 좀 어색할 정도였다.
부인들의 수다는 여느 모임 못지 않았다. 자녀의 결혼 이야기가 나오자 한 사람이 자신의 남편을 보면서 “우리 딸은 절대로 경상도 남자와 결혼 시키지 않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자 다들 이구동성으로 “나도 마찬가지”라며, “우리 남편같이 재미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딸을 보낼 수 있겠느냐”며 거들었다. 옆에 앉아 있던 남편들은 모두 빙그레 웃기만 할 뿐, 여기에 반대의견을 내놓는 사람이 없었다.
“그건 그래”라고 누군가 침묵을 깨고 한마디 했다.
그러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는데 나는 도대체 뭐가 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멍하니 그들의 수다만 듣고 있었다.
그런데 몇 년 후 또 경상도 친구에게서 청첩장을 받게 됐다. “그래 너희 사위는 고향이 어디냐”고 물었다. “대구야.” 그게 그 친구 대답이었다. 또 다른 친구의 사위도 부산 사람이었다.
나는 뭐가 뭔지 몰라 “그때 우리가 모였을 때 너희 부인들이 그렇게 목청을 높였는데 실제와는 다르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그런데 그 답이 또한 걸작이다.
“그래도 마지막 결정을 할 때엔, 같은 고향 사람이라는 점이 안심이 된다”는 것이다. 속마음과 겉마음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게 표현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종교 이야기도 나왔다. 모두 불교란다. 왜냐고 물었더니 “우리 어머니가 절에 열심히 다니시는데 어떻게 내가 불교 신자가 안 될 수 있겠냐”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너희들 절에 나간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는데 무슨 불교 신자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1년에 한 번은 나간다”며, “등산을 가면 꼭 절에 한번쯤 들러 절을 한다”고 한다.
“그래도 믿으려면 불경도 읽고 자주 절에 나가야지 그렇게 대충 대충 하면 부처님이 가만히 안 두실 것”이라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래도 우리는 제사를 지내며 조상들을 잘 모시는데 너희 기독교인들은 제사도 안 지내고 조상도 모르는 종교 아니냐”고 항의하는 소리를 들었다.
“우리가 교회에 나가고 싶어도 제사를 못 지내게 하니 그건 상것들이나 하는 짓이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
나는 이 말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보통 크리스천들은 부모님 기일에 추모 예배를 드린다. 나도 그렇게 하고 있다. 그리고 가족끼리 모여 식사도 한다.
같은데 향을 피우지 않고 절하지 않을 뿐, 부모님을 추모하는 마음은 다 같다고 말했다. “그래? 그러면 우리가 옛날에 듣던 것과 완전히 다르네”라는 말을 한다. 나는 “그러면서 제사 문제 때문에 교회를 나가지 않는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렇다. 교회도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을 매우 중히 여긴다.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추모를 정말 중히 여기고 지키고 있다. 다만 우상을 숭배하듯 조상신들에게 절하는 것을 기독교는 하지 않을 뿐이다.
기독교는 오직 하나님만 섬기고 그에게만 경배하는 종교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나님께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있다. 기독교가 핵심 교리를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잘못 비쳐지고 있는 부분이 참 많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전도도 중요하지만 기독교를 바로 알리고 이해시키는데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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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118)] 겉마음과 속마음 그리고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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