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합니다” 女탈의실서 알몸 훔쳐본 여장남자 감형

여장을 한 채 공공시설 여자 탈의실에 들어가 알몸을 훔쳐 본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감형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대전지방법원에 따르면 A씨(34)는 지난해 봄 대전지역 한 찜질방에서 여성용 찜질복을 입고 머리에 여성용 가발을 쓴 채 여자 탈의실로 향했다.

새벽 시간대 탈의실에 들어간 그는 몇 시간 동안 그곳에 머물며 여성의 알몸을 훔쳐 본 것으로 조사됐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화장품과 여성용 옷 등을 미리 준비해 범행을 저질렀지만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항소심을 맡은 대전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용덕)는 이에 대해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 명령은 그대로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범행에 이르게 된 피고인이 진지한 태도로 반성하고 있다”며 “스스로 문제를 깨닫고 치료를 받기 시작한 점과 피고인의 성품 등을 종합해 살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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