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노인들에게 좌석을 양보하지 않아 비난의 대상이 됐던 젊은이들이 이젠 기성세대의 횡포에 대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본격적인 나들이 철을 맞아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중교통 자리 양보와 관련해 분노 섞인 고발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하나같이 멀쩡한 중년들이 몰지각한 언사와 함께 양보를 강요하거나 자리를 빼앗았다는 내용이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리 양보 강요해도 되는 건가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억울하고 화가 나서 처음 글을 써본다고 했다.
그는 “요즘 지하철에서 양보 문화 때문에 젊은이와 어르신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나름대로 기준을 가지고 자리 양보를 해왔다는 글쓴이는 “진짜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지하철에서 자신이 서있던 곳 앞자리 승객이 자리에서 일어나기에 앉으려고 하자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40~50대 남성 두 명이 “여기 앉아 여기 자리 있네”하며 양보하라는 강요했고 글쓴이는 이들을 무시하고 그냥 앉았다고 전했다. 그러자 남성들은 ‘학생이 양심이 없다느니’ 하며 구시렁 대기 시작했다는 것. 그는 하도 어이없어 “제가 이 앞에 서 있었잖아요”하고 쏘아붙였다고 전했다. 백발 노인분도 아니고 임산부도 아닌 멀쩡한 중년들의 개념없는 행동에 속이 부글부글했다고 한다.
그는 “자기가 서 있던 곳 앞자리가 나면 그 사람이 앉는게 지하철 매너 아니냐. 아무리 예절이 없다 해도 양보를 강요선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지하철 무개념 승객을 질타했다.
네티즌들은 공감했다. 한 네티즌은 “등산복 입은 중년 남녀들 짜증난다. 철마다 꽃구경, 단풍구경, 눈구경 다니면서 왜 대중교통만 타면 팔다리 아픈 노약자 행세를 하시나”라며 쓴소리를 했다.
다른 네티즌은 “팔로 밀치며 자리 뺐고, 심지어 먼저 자리에 앉은 사람 무릎에 앉는 경우도 있다”고 황당한 경험을 털어놨다.
2주 후 출산 예정인 만삭 임산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16개월 된 첫째와 지하철 이용하는데 학생이나 젊은이나 양보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며 “얼마 전 승객들이 유모차까지 가로막아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쳤다”고 각박해진 세태에 대해 씁쓸해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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