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난민 참사…인권단체 “EU 무대책” 비난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오려던 난민이 대규모로 사망하는 참사가 잇따르면서 인권단체들이 유럽연합(EU)이 무책임하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16일 EU 전문매체 유랙티브에 따르면 국제 앰네스티(AI)가 성명을 통해 “올해 들어 지중해에서 희생되는 난민이 급증한 것은 EU 당국과 EU 회원국 정부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앰네스티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죽어야 EU는 현재의 수색 및 구조 작업이 불충분하다는 것을 인정할 것인가”라며 EU의 소극적인 난민 대책을 꼬집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도 “EU가 난민 구조 작전을 지원하지 않으면 희생자 숫자는 참을 수 없을 만큼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리비아를 떠나 이탈리아로 가던 난민 400명이 지중해에서 익사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난민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은 고조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난민 참사를 방지하도록 지중해에서 새로운 구조활동을 신속하게 펼쳐줄 것을 EU에 촉구했다.

EU 집행위원회는 국제사회의 난민 대책 요구에 대해 자금과 정치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나타샤 베르토드 EU 집행위 대변인은 “EU는 지중해 난민 구조 작전을 펼칠 돈도 없으며 정치적 지원도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EU는 EU 국경관리기관인 프론텍스에 대한 재정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EU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의 지중해상 난민 구조를 위한 ‘마레 노스트룸 작전'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했다. 이후 프론텍스가 ‘트리톤 작전'을 시작했으나 이탈리아의 구조 작전보다 지원 규모가 작아 난민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던 난민 35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유엔은 집계하고 있다.

디미트리스 아브라모풀로스 EU 이민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유럽의회에서 “지중해를 통한 난민 유입 폭주 사태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에 적절하게 대응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다음 달 국경통제 강화와 회원국 부담 공유, 난민 수용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등의 내용이 포함된 종합적인 난민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U는 지중해에서의 난민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 망명 심사를 위한 역외 난민 수용소를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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