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013년 4월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주장까지 나오자 노심초사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연일 악재가 터지면서 곤혹스런 기색이 역력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는 16일 예정대로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해 출국하지만, 연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상적인 순방이 가능하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성 전 회장 주장이 의혹 수준을 넘어 파장이 확대되면서 청와대 위기감도 그에 비례해 증폭되는 상황이다.
◇청와대 “지켜보자” 신중 속 갈수록 곤혹=청와대는 일단 이 총리 문제에 대해 상황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 총리의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해 “청와대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검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으니 지켜보자”고 말했다. 또 “일단 검찰 조사가 시작됐고, 필요하면 이 총리가 조사에 응한다고 하셨다”고도 했다.
청와대는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 총리 사퇴론 또는 직무정치 요구에 대해 “너무 앞서 나가는 얘기”라는 입장이다.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될 예정이고, 관련 인사들 역시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한 만큼 전개되는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성역 없이 관련 의혹을 수사하고 엄정 대처한다는 것과 먼저 사퇴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이 총리 거취 고민?=16일 순방을 앞둔 박 대통령으로서도 고심의 깊이는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선 검찰 수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미 의혹에 휘말린 것 자체가 박 대통령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도 박 대통령이 집권 3년차 부정부패 척결의 선봉 역할을 맡아달라며 이 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는데, 상황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한 이 총리에게 “총리께서 추진하고 있는 부패청산,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마시라”고 직접 당부하기까지 했다.
청와대는 현재로선 이 총리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내부적으론 최악의 경우까지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았다. 특히 현직 총리가 직을 유지한 채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것은 청와대로선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된다. 그렇다고 청와대가 먼저 직접 나서서 총리에게 사퇴를 권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최근 방한한 야노쉬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 물라투 테쇼메 에티오피아 대통령과 각각 양자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국내 현안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3년차에 국정동력 실종 ‘악몽’ 재연이냐=청와대 내부에선 특히 모처럼 맞은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의 활력이 또다시 물거품이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이 강한 의지를 갖고 밀어붙이던 공무원연금개혁, 노동시장 구조개혁 문제는 최근 주요이슈에서 사라져 버린 상태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에 이은 5~6월 국무총리 후보자 연쇄낙마, 11~12월 정윤회씨 국정개입 의혹 파문 등에 이어 다시 한번 국정 표류로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청와대 안팎에서 팽배한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개혁과제를 강력히 추진하던 동력이 한번 떨어져 버리면 이를 다시 반전시키기 위해선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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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신중하지만… ‘성완종 리스트’에 고민 깊은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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