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성완종 “그 양반(이완구)한테 현금 3000만원 줬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2013년 4월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3000만원의 선거자금을 건넸다고 밝혔다고 경향신문이 14일 보도했다. 당시는 이 총리가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섰을 때였다.

보도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지난번(2013년 4월 부여·청양) 재·보궐선거 때 선거사무소 가서 이 양반한테 3000만원을 현금으로 주고 왔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 주머니에서 발견된 메모지 속 8명의 정치인 중 이 총리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돈 액수 없이 이름만 기재돼 있다.

성 전 회장은 “보궐선거 한다면 (이 총리는) 머리도 크신 분이고 아무한테나 처신할 수 없고 그렇잖아요. 나는 성심성의껏 했다”며 “다 이렇게 인간관계를 형성해서 무슨 조건이 있고 그런 게 아니고 회사 돈 빌려다가 이렇게 한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총리가 당시 회계 처리를 했느냐’는 질문에 “뭘 처리해요. 꿀꺽 먹었지”라고 밝혔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정치자금법상 공소시효(7년)가 남아 있어 이 총리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기소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이 숨진 뒤 그의 측근에게 15차례 전화를 걸어 “성 회장과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고 꼬치꼬치 캐물어 논란을 자초했다. 또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의 이름을 들먹이며 섭섭함을 토로했다는 인터뷰 기사를 본 뒤 “왜 언론사에 그런 제보를 했느냐”고 따졌다고 한다.

이 총리는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한 푼도 안 받았다며 관련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 총리는 전 회장의 측근들에게 15차례 전화한 사실을 추궁받자 ‘내 이름이 언론 보도에 오르는데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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