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베이트 WCC 총무 “세월호 인양 안 하는 것은 어린 아이들 삶의 소중함을 인정하지 않는 것”

울라프 픽쉐 트베이트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는 8일 서울 강북구 인수봉로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4·16세월호가족협의회를 만나 “한국이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는 것은 생명의 가치 특히 어린아이들의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신대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은 트베이트 총무는 명예신학박사 수여식에 앞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 및 유가족과 면담을 가졌다.

트베이트 총무는 세월호 가족들의 깊은 상처를 먼저 위로했다. 그는 “세월호 가족들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아픔을 겪고 있다”며 “특히 9명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나서는 것은 거룩한 투쟁이자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이라며 “세계교회가 세월호 가족들을 위해 계속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여러분의 투쟁은 단순히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싸움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보낸 자들이 그들의 명예를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며 “더 안전한 나라, 더 안전한 사회를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며 4·16세월호가족협의회를 격려했다. 그는 “여러분의 노력에 적극 지지를 보내고 또 함께 하고자 한다”며 “깊은 존경심과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월호 실종자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굵은 눈물을 흘리며 세계교회의 도움을 호소했다. 이씨는 조양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이 아이가 제 딸인데 세월호 속에서 얼마나 무서웠을지 상상이 안 된다”며 “제 딸뿐 아니라 실종자 9명을 모두 찾아 보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람이 사람대접을 받고 사는 것이 이 사회의 기본 아닌가”라며 “교계에서 사람으로서 당하지 말아야 할 일, 겪지 말아야 할 일을 겪고 있는 우리가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세월호 유가족 최경덕씨는 기도뿐 아니라 세계교회의 실질적 행동을 요구했다. 최씨는 “가족들 가슴에 대못이 박혀 있는데 옆에서 피만 닦는다고 해결이 되겠느냐”며 “교회가 행동으로 진실규명을 위해 나서 달라”고 부탁했다.

트베이트 총무는 이에 세월호 인양과 진실규명을 위해 행동하겠다고 세월호 가족들과 약속했다. 그는 “대한민국처럼 부유한 나라가 세월호를 인양하지 않는 것에 깊은 실망감이 든다”며 “이는 우리 자녀들의 삶이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과 기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사실을 연대의 표현이자 애정의 표현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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