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대출사기·헬스크럽…새 수입원 찾아 변신하는 조폭

순천지역의 J파는 지난 1991년 두목이 구속돼 와해 위기를 맞았지만 새로운 두목이 조직을 재건 후 조직 유지관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를 장악했다. 이어 순천 지역의 대학에 손을 뻗쳤다. 3개 대학에 조직원을 입학시켜 조직력과 자금력을 동원, 최근 10년 동안 모두 18명을 총학생장 선거에 출마시키고 당선시켰다. 이들은 총학생회장인 된 조직원들을 통해 교비와 학교지원금 수억원을 횡령했다. 또 ‘조폭 총학생회장’을 장기적으로 지방 정계에 진출시키는 목표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지역의 3개 폭력조직은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으로 전통적인 자금원인 유흥가에서 활동이 어려워지자 대출 사기에 가담했다. 대출 사기단 총책이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고 연락 온 피해자들에게 적립금, 예치금 등 명목으로 돈을 받으면 피해자들의 돈을 입금할 대포통장을 조직폭력배들이 공급하는 것이다. 조폭들은 대포통장 1개당 60만∼130만원에 총책에 넘겼고, 피해금 인출 시 인출금액의 13%를 별도 수당으로 챙기기도 했다.

경찰청은 최근 조직폭력배들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고 있다고 보고 다음 달부터 3개월간 조직폭력과 동네조폭에 대한 일제 소탕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조직폭력배는 전국적으로 216개파에 5378명이 관리 대상으로 선정됐다. 경찰은 지난해 조직폭력배 단속에 나서 1813명을 검거하고 이 중 337명을 구속했다.

최근 검거사례를 보면 조직폭력배들은 유사석유 원료 공급조직과 함께 유사석유를 제조·판매하거나 건설 중인 아파트 단지의 이권을 선점해 어린이집, 피트니스센터의 낙찰 대가로 금품을 받는 등 활동 영역이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조직폭력배들의 이런 합법을 가장한 음성적 활동이 정부의 경제 활성화를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구속수사 등 엄정한 처벌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 등 관련 기관과 협조해 조직폭력배의 활동 기반이 되는 은닉자금을 추적해 기소 전 몰수보전 제도 등을 통해 모두 환수할 방침이다. 지난해 검거된 동네조폭들이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면서 재차 범행을 할 가능성이 있어 다시 단속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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