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산하의 대전시연합회(대전예총)를 이끌고 있는 최영란(56) 회장은 두 가지 기록의 소유자다. 대전예총 사상 첫 여성 회장에 당선됐고, 무용인 출신으로는 처음 회장에 올랐다. 이성림 한국예총 명예회장이 회장을 지낸 적이 있지만 지역 예총 회장을 여성이 맡는 것은 드물다. 또 대부분 회장이 미술계 인사였으나 무용인이 회장을 맡은 것도 이례적이다.
최 회장은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부터 무용을 배웠다. 당시로서는 집안의 반대로 쉽지 않을 일이지만 보모의 승낙으로 춤을 접하게 된 것이다. 한양대 무용학과를 나온 그는 중앙대 대학원 문화예술학과(행정학 석사)와 계명대 대학원 체육학과(이학박사)를 거쳤다. 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이수자 및 제27호 승무 전수자로 활동해왔다.
2005년 전국무용제 금상, 안무상, 최우수연기상, 대전무용제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대전시립무용단부단장, 보리수예술단 안무장, 국제교류예술단 단장, 예비 사회적 기업인 최영란예술단장, 대전전통예술단 예술 감독, 한국체육사학회 부회장, 대전지방조정운영위원 부회장, 대전국세청명예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목원대 스포츠건강관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예술계 안팎의 관심이 그에게 쏟아지는 이유는 화려한 경력 외에도 당차고 야무진 포부 때문이다. 제9대 대전예총 회장으로 취임 한 달을 맞은 그는 3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중심부에 위치하면서도 문화의 불모지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대전에 예술의 봄바람이 불어오도록 힘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즐겁고 행복한 삶을 공유하기 위해 예술인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대전예총 회장에 두 번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시고 세 번째 도전 끝에 회장에 당선됐다. 그런 만큼 하고 싶은 일도 많다. “여성의 섬세함과 따뜻함, 그리고 제가 가진 장점 중 하나인 불같은 추진력으로 예술의 텃밭을 가꾸겠습니다. 유명무실해진 한밭문화제도 제대로 살려내고요. 축제는 재미있고, 볼거리가 많고, 즐겁게 만들면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오게 마련 아니겠습니까?”
그는 “해외 유명 축제를 벤치마킹하고 시민공청회 등을 통해 성공하는 축제로 만들겠다”며 “예산이 문제지만 음악·국악·무용·연예·연극 등 산하 10개 단체가 뭉쳐 열심히 뛰다 보면 호응과 지원을 얻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예술이 행정에 종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 예술인들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총의 역할을 아버지에 비유했다. “가장은 가족을 챙기고 자식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묵묵히 하잖아요. 예총도 마찬가지에요. 대부분의 지역 예술인들이 경제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예술인들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복지재단 설립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설립기금 1차 목표액인 3억원을 조성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어 다닐 작정입니다.”
지역 예술인 육성을 위해서는 레지던스 사업과 공공작업 활동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대전시와 자매결연한 해외 8개국 도시와 연계한 프로그램도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의 여유 공간이나 폐교 등을 이용해 작품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육청과 협의를 거쳐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다.
“당분간 무대에는 서지 않느냐”고 묻자 “자리에만 앉아 있지 않고 예술 활동을 병행하겠다”고 답했다. 예술인들의 애로와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 듣기 위해서란다. 31일 오후 7시30분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동국예술기획(대표 박동국) 주최로 열리는 제82회 ‘한국의 명인명무전-비상(飛翔)’에 참가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그는 경쾌하면서도 역동적인 율동의 ‘소고춤’ 등을 선보인다.
백시향(시인·울산대 평생교육원 외래교수)의 해설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장영미·정애순의 ‘통영검무’, 이우호(대통령상 수상)의 ‘한량무’, 김진옥(명지대 객원교수)의 ‘진도북춤’, 강향란(남사당전통연희대학 교수)의 ‘징춤’ 등 명인들의 명무를 볼 수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신명나는 무대에 오르는 최 회장의 열정은 아무도 못 말릴 것 같다. 공연문의(052-275-9623).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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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맞은 최영란 대전예총 회장의 포부 “한국의 중심지 대전에 문화예술의 봄꽃을 피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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