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랐는데도 살 빼려는 10명 중 6명 "뚱뚱하다" 생각...자살 생각 확률 2.5배 높다

저체중인데도 살을 빼려는 사람 10명 가운데 6명 정도는 “스스로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처럼 말랐는데 다이어트를 하려는 이들은 자살 같은 극단적 생각에 빠져들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2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가정의학과 이정권·신진영 교수, 김진호 전문의)이 2007~2012년 사이 국민건강영조사에 참여한 19~69세 저체중 성인 남녀 1122명(남 148명, 여 974명)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3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저체중인데도 살을 빼려고 한 그룹(101명)과 그렇지 않았던 그룹(1021명)으로 각각 나눈 뒤 자살과 연관 있는 우울증, 우울감, 스트레스, 사회경제적 지위, 신체활동 정도 등을 따져 ‘자살성 사고’와의 연결고리를 찾았다.

분석 결과 같은 저체중인 경우에도 살을 빼려는 그룹은 자살성 사고를 경험할 위험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2.5배 높게 나왔다. 뿐만 아니라 실제 우울증으로 진단받는 것과는 별개로 일상생활 중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도 살을 빼려는 그룹에서 2.2배 더 높았다.

이런 위험에도 저체중 그룹이 살을 빼려 하는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실제 자신의 몸매와 자신이 인식하는 몸매 간 차이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살을 빼려했던 그룹의 경우 36.8%만 스스로를 말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렇게 답한 이들의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세계보건기구(WHO) 아시아-태평양 가이드라인이 정한 정상 BMI 23에 훨씬 못미치는 17.6으로 소위 ‘깡마른’ 상태였다.

이정권 교수는 “저체중인데도 본인이 뚱뚱하다고 여기고, 살을 빼려하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 측면에서 개인의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런 잘못된 인식이 자살 같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건강한 몸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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