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영연맹(FINA) 도핑위원회 청문회는 박태환(26)의 도핑 고의성을 인정하면서 그가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이번 결정엔 대한민국 수영의 사활이 걸려 있었다. 박태환 청문회팀은 ‘고의성이 없는 의료상의 과실’이라고 설득했다. FINA는 박태환의 국제적인 위상과 한국 수영에 대한 기여도 등을 고려하고, 소명을 일부 받아들여 18개월 선수 자격정지라는 징계를 내렸다.
청문회는 2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 FINA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의 팰리스 호텔에서 4시간 넘게 진행됐다. 도핑위원회 로베르트 폭스(스위스) 위원장과 레이먼드 팩(남아공), 파리드 벤 벨카셈(알제리) 위원 등 3명이 참석했다.
박태환이 특별관리 대상인 월드클래스 선수인 만큼 이번 청문회는 일반적인 청문회와는 많이 달랐다. FINA는 청문회가 끝나고 약 3시간 만에 결과를 전격 발표했다. FINA 규정에 따르면 결정 내용은 청문회 후 20일 내에 공개하게 돼 있으며, 그간 2~3일이 많았다.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당초 청문회는 박태환의 도핑사건을 매우 엄격하게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도핑에 ‘무관용 원칙’을 지키고 있는데다 박태환 소변에서 검출된 테스토스테론은 WADA가 금지하는 약물 중 최고등급 S1이기 때문이다. 앞서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된 선수들은 예외 없이 자격정지 2년을 받았다.
청문위원들은 박태환에게 주사를 맞게 된 경위와 과정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박태환은 해당 병원장이 한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에서도 근무한 유능한 의사여서 전적으로 믿고 따랐다는 점, 의사가 해당 약물에 문제가 없음을 이야기했고 본인과 매니저가 병원 측에 수차례 도핑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는 점, 지난 10년간 도핑검사에 성실히 응해 온 점 등을 적극 소명했다. 박태환의 반성과 진정성이 도핑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또 도핑위원들의 의문점을 해소하고 약물 투약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증거 자료를 제출했다. 검찰 수사 자료와 매니저가 병원 측에 약물 성분에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 파일 등이다.
이기흥 대한수영연맹회장의 호소도 청문위원들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청문회 말미에 “박태환은 평소 마스터스대회 등을 통해 꿈나무에게 희망을 심어 주고, 포상금으로 후배들은 지원해 온 훌륭한 선수”라며 “이 좋은 선수를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만들어선 안 된다.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박태환과 쑨양이 경쟁하는 장면이 가져올 감동과 흥행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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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최고등급 약물 검출에도 18개월 자격정지만 나온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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