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스페인에서 각각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집권당들은 무기력했던 반면 제3의 목소리를 내세운 극우 및 진보파 정당들이 존재감을 크게 드러냈다. 유럽 각국에서 재정위기 타파를 위한 긴축경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데 대한 피로감과 함께 기존 양당 체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프랑스선 극우 정당이 집권당 제치고 2위=22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끄는 제1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이 31% 득표로 1위를 차지했다고 AFP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어 극우정당인 국민전선(FN)은 24.5% 득표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소속된 집권 사회당(PS)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사회당은 19.7% 득표에 그쳤다.
오랜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 등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사회당의 졸전은 일찌감치 예견됐었다. 도(departement)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현재 101개 도 가운데 절반이 넘는 61개 도를 장악한 사회당은 제3당으로 밀려나게 됐다.
사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전선의 1위가 예상됐었다. 반이민, 반이슬람, 반유럽연합 등을 주창해온 마린 르펜 국민전선 당수는 이번에 1위를 한 뒤 2017년 대선에서도 승리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회당이 막판에 “극우파에게 표를 주지 말라”고 대대적으로 호소하면서 국민전선이 2위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전선은 지난해 3월 코뮌(기초단체) 지방선거와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영국 BBC 방송이 평가했다. 국민전선은 코뮌 선거에선 1972년 창당 이후 최고 성적인 7% 지지율을, 유럽의회 선거에선 25%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좌파 정권과 극우 정당의 대립 덕분에 중도우파인 대중운동연합이 선전하면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어부지리를 얻게 됐다. 그도 2017년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는 지역구는 29일에 1, 2위 득표자 간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사회당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지역구의 경우 사회당 지지자들은 국민전선의 당선을 막기 위해 대중운동연합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방침이다.
한편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거법이 개정되면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처음으로 1인 후보가 아닌 남녀 각 1명으로 구성된 후보자 한 쌍에게 표를 던졌다.
◇스페인선 신생 좌파 포데모스 약진=같은 날 스페인 안달루시아주에서 치러진 주 의회 선거에서는 제1야당인 사회노동당(PSOE)이 승리했다. 사회노동당은 30년간 이곳에서 줄곧 승리해왔지만, 이번에는 예상보다 결과가 저조했다. 전체 109석 중 47석을 얻어 과반 의석(55석) 확보에 실패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소속된 집권 국민당 역시 기존 의석의 3분의 1가량을 잃어 33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반면 최근 그리스에서 집권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와 함께 반긴축 노선을 내걸어온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는 예상 밖의 15석을 획득했다. 이로써 포데모스는 지난해 1월 창당된 뒤 두 번째 선거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떠올랐다. 포데모스는 지난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8% 지지율을 얻은 바 있다. 또 다른 중도우파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도 9석을 확보하며 4위를 차지했다.
신생 정당들의 선전은 결국 경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 때문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안달루시아 실업률(34%)은 스페인 평균 실업률(24%)보다 훨씬 더 높다. 이번 선거는 5월에 치러질 다른 지역의 지방선거와 11월 총선의 전초전격이어서 포데모스의 저력이 더욱 기대된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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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스페인 선거, 긴축 피로감에 집권당 지고, 신생정당들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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