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시인의 알 자지라 사진전 <태양 아래 그들처럼>이 서울 종로구 부암동 라 카페 갤러리에서 3월 20일부터 7월 15일까지 열린다. “용기를 내라, 손을 잡아라, 노래를 불러라,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웃음을 잃지 않는 태양 아래 그들처럼!”
알 자지라는 인류 문명의 시원지이자 세계 분쟁의 중심지이다. 지난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다른 길> 사진전에 27일간 관람객 3만5000여 명이 다녀가며 화제를 모았던 박노해. 그가 이번에 향한 곳은 ‘알 자지라’이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신성한 ‘두 강 사이의 땅’ 알 자지라(섬).
터키, 시리아 그리고 이라크를 가로지르는 이 광활한 대지에서 고대 수메르 문명과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탄생했다. 두 강이 선물한 풍요를 기반으로 천문학과 성문법, 문자와 음악, 의술, 학교 등 수많은 ‘최초의 것’들이 창조됐으며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원(始原)의 땅은 지금 전쟁이 끊이지 않는 슬픔의 땅.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시리아까지 번져간 극심한 내전으로 ‘IS(이슬람국가)’의 본거지가 되었고, 나라 없는 세계 최대 민족 쿠르드인은 마르지 않는 눈물처럼 흐르고 있다.
“사진가와 지역은 운명적인 관계가 있다.” 중동은 박노해 시인의 첫 글로벌 평화활동 지역이자 그가 처음으로 카메라를 든 곳이다. 2003년 이라크 전쟁터로 뛰어든 ‘무력한 사랑’의 시인에게 사진은 언어의 국경을 넘는 ‘빛으로 쓴 시’였다.
그 현장의 진실과 사연이 담긴 사진들은 2010년 첫 사진전 <라 광야> 전을 통해 전해졌고 ‘테러리스트’로만 알고 있는 중동 이슬람에 대한 새로운 시야를 여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알 자지라 사진전은 <라 광야> 展에서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이 대부분이며, 2003년 전쟁의 이라크에서부터 내전의 시리아까지 이제는 갈 수 없는 나라들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또한 이번 사진전은 시인의 첫 필카 사진을 볼 수 있는 드문 기회이자 15년 지구시대 유랑의 길, 그 시작점에 섰던 시인의 첫 마음을 만날 수 있는 자리이다. 시인의 카메라는 “수천 년 이어온 삶의 터 무늬 위에서 경작하고 노래하고 아이를 낳고 기도하고 저항하는 민초들”의 삶을 담아냈다.
“그렇게 많은 슬픔과 패배가 쓸어갔어도 친구여, 우리의 노래는 끝나지 않았다네”라며 뜨거운 노래를 부르고, 어떤 고난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알 자지라 사람들은 우리 가슴 깊은 곳에 용기를 불어 넣는다.
지친 몸과 마음에 따뜻한 햇살 같은 온기를 채우고 싶은 이 봄날에 ‘가벼운 소유, 묵직한 행복’으로 살아가는 사막의 베두인족을 만나고, 흰 빨래가 펄럭이는 흙집에 앉아 평온한 저녁을 꿈꾸고, 아득한 사막길에 오아시스처럼 자리한 ‘바그다드 까페’에서 잠시 쉬어가며, 푸른 밀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알 자지라 평원을 거닐어 보자.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태양 아래 그들처럼!
박노해 알 자지라 사진전 <태양 아래 그들처럼>展은 <라 갤러리>의 9번째 전시다. <라 갤러리>는 박노해 시인의 글로벌평화 사진 상설전시가 열리는 곳으로, 종로구 부암동 <라 카페 갤러리>의 카페 안 갤러리다. <라 카페 갤러리>는 비영리 사회단체 나눔문화가 ‘좋은 삶의 문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수익금은 평화활동에 쓰인다.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매주 목요일 휴관). 02-379-1975.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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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 알 자지라 사진전 <태양 아래 그들처럼> 부암동 라 카페 갤러리 3월20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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