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1명 죽어도 기억 안 납니까?” 캐디 성추행 박희태 형제복지원 지검장이었어?

“513명이 죽은 ‘형제복지원’ 사건이 기억 안 난다는데, 도대체 기억나는 건 뭡니까?”

캐디 성추행 혐의로 물의를 빚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이 ‘그것이 알고싶다’의 형제복지원 사건 추적과정에서 거론돼 논란이다. 3000여명이 강제노역에 동원되어 551명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형제 복지원’사건을 부산지검이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 당시 검사장인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그것이 알고싶다와의 통화에서 “기억도 없는데 그게 왜 지금 문제가 되느냐”며 입을 열지 않았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목으로 장애인, 고아 등을 부산의 형제복지원에 불법감금하고 강제노역시킨 사건이다. 형제복지원은 3000여명을 수용했는데, 길거리 등에서 발견한 무연고자들을 끌고 가 불법감금하고 강제노역과 구타 등 끔찍한 학대를 저질렀다. 이들이 죽으면 암매장을 시켰는데 12년 동안 확인된 사망자만 551명에 달한다.

형제복지원의 만행은 1987년 3월 탈출을 시도한 원생 1명이 직원의 구타로 사망하고 35명이 집단 탈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 같은 범죄에도 불구하고 박인근 형제복지원 이사장은 7번의 재판 끝에 1989년 2년 6월의 형을 받는데 그쳤다. 원생들에 대한 불법구금, 폭행, 사망 등에 대해서는 기소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박 전 의장은 당시 검사장이었으면서도 그 사건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셈이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지난해 9월 20대 여성 캐디의 가슴을 만졌다는 의혹을 받은 ‘캐디 성추행’ 사건에 대해 “손가락 끝으로 가슴을 한 번 툭 찔렀는데 그걸 어떻게 만졌다고 표현하느냐”며 “딸 같아서 귀엽다는 표시는 했지만 정도를 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건국대는 15일 2013년 3월부터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있던 박 전 의장을 석좌교수로 재위촉하려는 방침을 밝혔으나, 박 전 의장의 반려로 임용 결정을 철회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