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똥으로 전기 생산한다… 횡성에 축산 발전소 건립

소똥을 태워 전기를 만드는 발전소가 국내에선 처음으로 한우의 고장 강원도 횡성에 건설된다.

횡성군과 한국동서발전은 12일 군청에서 축산 바이오매스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는다고 11일 밝혔다.

횡성지역에 건설되는 발전소는 한국동서발전이 545억원을 투입해, 2018년 6월 준공할 예정이다. 발전 용량은 10㎿급으로 석탄 등 화석연료를 쓰는 일반적인 화력발전과는 달리 말린 소똥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군은 2008년 소똥을 고체 연료화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으며, 농촌진흥청 새 기술보급사업으로 선정돼 2010년부터 3년 간 전국 30여개 지자체에 기술을 보급하기도 했다. 연료화 시범 운영 결과 한우 40마리에서 생산된 소똥은 연간 3만2444㎏으로 등유 1만2688ℓ, 전기 13만2040㎾, 무연탄 2만5234㎏을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동서발전은 연간 6만t의 발전용 연료를 가축 분뇨로 대체하게 되면 158억원의 에너지 수입 대체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군은 관내 축산농가에 연료를 만드는 설비를 보급, 농가가 연료를 만든 뒤 동서발전에 공급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횡성에는 현재 2000여 농가가 소 5만5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소똥은 그동안 퇴비로 활용돼 왔으나 횡성지역의 논·밭 면적에 비해 생산량이 너무 많아 축산농가에 장기간 방치되는 등 처리에 어려움이 많았다. 2000년에는 횡성지역에서 소똥이 5t 트럭 1대당 35만원에 거래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공짜’라고 해도 가져가지 않는 상황이다.

군은 이 사업을 통해 가축분뇨로 인한 수질·토양 등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많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춘기 군 과학영농 담당은 “농가에서는 한우는 물론 애물단지인 소똥도 돈을 받고 파는 1석2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소만 키운다면 무한정 생산할 수 있는 연료이기 때문에 친환경 미래연료로 각광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횡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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