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4주년] 피해주민들의 계속되는 고통…여전히 사고 수습 난항

Է:2015-03-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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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와테현 남동부 해안에 위치한 가마이시(釜石)시에 사는 기무라 마사아키(59)씨는 아직도 4년 전 오늘을 잊지 못한다. 해일이 밀려오던 그날 초등학교 교직원이던 아내는 소식이 두절됐다. 어부의 딸로 자란 아내가 누구보다 바다의 무서움을 잘 안다고 믿었기에 그는 아내가 당연히 어딘가 대피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틀 뒤 학교 측은 아내의 실종 소식을 전했다.

이곳에서만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110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최근 가마이시가 2019년 일본에서 열리는 럭비월드컵 개최도시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가마이시의 기적’이라는 말이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폐허로 변했던 부지에 새 스타디움을 지을 만큼 그간의 부흥작업이 성과 있게 진행됐음을 상징하는 장소가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아내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 기무라씨처럼 당시 피해를 겪은 주민들의 고통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부흥청 집계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으로 원래 살던 곳을 떠나 각지에서 피난 생활을 하는 주민은 올해 1월 15일 기준 22만9897명이다. 특히 지진해일 외에 원전사고의 피해가 겹친 이와테현 인근 후쿠시마현의 주민이 압도적으로 많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주민 가운데 피난 생활을 하는 주민은 11만7000명에 달한다. 지금도 약 3만1000가구의 후쿠시마 피난민들이 가설주택이나 임대 주거지 등에서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는 이전의 대규모 재해 때와 비교해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1995년 고베 일대를 강타한 한신대지진의 경우 피난민이 최대 4만6617가구에 달했지만 4년 뒤에는 5841가구로 줄었으며 4년 11개월 만에 피난 생활이 종결됐었다. 그만큼 동일본 대지진의 피해 규모가 더 컸고, 게다가 방사성 물질 유출이라는 특수한 사고까지 겹치면서 복구에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NHK가 와세다대학과 함께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지진의 피해를 겪은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 등 3개현 주민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난민의 35.4%가 전부터 앓고 있던 질병이 지진 발생 후 더 심해졌다고 답했다. 아사히신문과 후쿠시마방송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도 후쿠시마 주민의 70% 이상이 여전히 방사능에 대한 불안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은 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완전 폐로(閉爐)를 향한 힘겨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4개의 원자로 중 4호기의 저장 수조에 보관된 핵연료봉을 모두 인출했지만 아직도 방사선 방출량이 높은 1∼3호기에는 접근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폐로까지 30∼4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단기대책인 오염수 차단 작업마저 순조롭지 않다. 최근에도 원전 운영주체인 도쿄전력이 제1원전의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알고도 장기간 알리지 않았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사고 수습에 종사하던 이들에 대한 피폭 관리 역시 허술하다는 지적도 계속되면서 일본 내에서는 원전 반대 목소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사고 4주기를 사흘 앞둔 8일 도쿄에서는 2만여명이 모여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고, 10일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등이 아사히신문에 원전 반대 메시지를 담은 전면광고를 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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