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미 금리 인상 시기 예단 못해…불확실성 커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를 예단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경제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연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 "(연준의 선제지침 문구에) 과민 반응하지 않도록 시장을 안심시키려 했지만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그간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선제적 통화정책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문구 중 '상당 기간' 또는 '인내심'이라는 용어 표현에 기초해 금리 인상 시점을 예측해왔다.

다음 달 중순 열리는 미국의 통화정책 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기존 문구에서 빠지면 오는 6월 인상도 가능하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예상이었다.

이 총재는 "옐런 의장의 어제 발언은 3월 FOMC 회의에서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빠져도 반드시 6월에 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전날 옐런 의장은 미 상원 은행위원회의 상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앞으로 최소 두 차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선제적 안내 문구 변경이 금리 인상으로 반드시 이어진다는 신호로 읽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최근 연준이 통화정책의 기준으로 삼는 고용지표,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해 시장에서도 최근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다소 미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 총재는 "옐런 의장이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으니 지켜봐야 한다"며 "(시기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리스 구제금융을 둘러싼 상황에 대해서는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이 잘 이행된다면 전체적으로 국제금융시장에 좋은 뉴스가 될 것"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경제정책을 운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리스의 경제개혁과 구제금융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을 수 있고, 그때마다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시장이 휘청거릴 수 있다"며 "사태에 진전이 있다고 해서 희망 섞인 기대를 하기엔 불안정성이 여전히 잠재돼 있다"고 말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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