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2년]여전히 풀리지 않는 남북관계-통일대박론은 어디로

Է:2015-02-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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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 2년]여전히 풀리지 않는 남북관계-통일대박론은 어디로
“2년 동안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얼마나 진전됐느냐 묻는다면 알다시피 크게 진전이 안 됐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최근 강연에서 한 말이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박근혜정부의 핵심 대북정책인 점을 고려할 때 주무부처 수장이 사실상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통일부에서는 체념의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한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측이 실망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추가로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명박정부 들어 냉각됐던 남북관계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직된 북한 태도가 원인이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좀처럼 유연한 자세를 보이지 않는 우리 정부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불신’만 낳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박근혜 대통령이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던 2011년 해외 학술지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 제시됐다. 박 대통령은 남북 화해를 저해하는 근본요인을 신뢰의 결여로 진단하면서, 튼튼한 안보를 바탕으로 남북간 신뢰를 형성해 통일기반을 구축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은 낙제점을 면키 어렵다. 김진향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남북간 신뢰와 평화정착 문제는 오히려 이전보다 악화됐고 통일기반도 약해지고 있다”며 “‘신뢰프로세스에 신뢰가 없다’거나 ‘신뢰 프로세스가 아닌 불신 프로세스’란 부정적 평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신뢰프로세스 근간에는 북한에 대한 근본적 불신이 깔려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신뢰프로세스는 ‘북한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기본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똑같은 대화 제의라도 북쪽의 그것은 간단하게 ‘진정성 없는 대화공세’로 규정해버리고, ‘대화를 위한 대화는 없다’는 식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허한 ‘통일대박론’… ‘흡수통일론’ 논란에 안보 불안만 가중=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통일대박론’에 대해 학계에선 국내정치용 수사학라는 비판을 내놓는다. 구체적인 통일 방법론과 비전도 없이 막연히 ‘통일이 되면 경제적으로 좋아진다’는 주장만 내세웠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에 극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것도 ‘흡수통일론’의 논리와 유사한 측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통일대박론은 ‘북한 주민은 못 먹고 못 사니 북한 정권이 잘못됐다. 결국 북한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로 요약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정부는 통일대박론을 통해 통일의 당위성을 알리고 국민적 반향을 불러일으키려 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발표한 ‘2014 통일의식조사’를 보면 통일대박론에 ‘공감한다’는 응답은 31.4%에 그쳤다. 반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묻는 ‘안보불안의식’은 전년도보다 10%P 가까이 상승한 74.9%를 기록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북한 핵무기에 대한 불안감 또한 89.3%로 2007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북한 정권과 대화·타협이 가능하다고 보는 ‘대북신뢰도’는 27.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남북간 신뢰를 쌓지 못하고 도리어 안보 불안만 가중된 모양새다.

◇경색된 남북관계 돌파구는=전문가들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진향 교수는 “현 정부 정책이 일정정도 군사적 흡수·극복정책에 기반한 측면이 많다”며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북한을 바라볼 필요도 있다. 남북이 한 몸일 수밖에 없음을 자각하고 북한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북한학)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보고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상회담이 난관이 많지만, 반드시 실익은 있다”면서 “대통령의 결단과 정치적 리더십으로 추진 여부를 결정하고 여러 전제조건들을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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