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의 출연진에게 가면을 씌우고 이성과의 만남을 기대한 ‘짝’ 출연자들에게 괴물과 동물 등 특수 분장을 시키면 어떻게 될까. 외모와 스펙을 감추고 실력과 진정성을 앞세운 일명 ‘블라인드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지난 18일 설 특집으로 방송된 MBC 특집 프로그램 ‘복면가왕’은 시청률 13.8%(TNmS 수도권 기준)로 동시간대 1위는 물론 연휴 첫 날 방송된 특집 프로그램들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복면가왕’은 가면 속에 얼굴을 숨긴 8명의 스타들이 오직 가창력만으로 대결한 프로그램.이다. 심사위원들이 출연자의 얼굴을 보지 않고 가창력으로만 심사한다는 점에서 ‘보이스 오브 코리아’(Mnet)와 비슷하고 서바이벌로 진행한다는 점에선 ‘나는 가수다’(MBC)를 닮았다.
가면을 벗은 출연진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2AM의 멤버 조권, 원조 록 가수 이덕진, 걸그룹 EXID의 솔지와 홍진영, 케이윌 등 가수는 물론 원기준 김예원 등 배우, 개그우먼 신보라도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다. 얼굴을 가린 덕에 심사에 나선 연예인 심사위원과 방청석은 다음에도 듣고 싶은 사람들을 솔직하게 꼽았다. 덕분에 트로트 가수에 발랄한 이미지로 굳혀졌던 홍진영은 발라드로 애절함을 마음껏 표현했고 ‘깝권’이라 불렸던 조권은 낮은 음역대의 노래를 소화하며 남성미를 발산했다.
결승에 오른 인물도 의외였다. 김예원은 배우임에도 가수 못지않은 가창력을 선보였다. 걸그룹으로 활동하면서 가창력을 선보일 기회가 없었던 솔지도 모처럼 자기 실력을 제대로 뽐냈다.
KBS2의 일반인 커플 매칭 프로그램인 ‘마녀와 야수’는 지난 해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방송된 뒤 화제를 모으면서 정규 편성됐다. 26일에 첫 방송을 한다.
기존의 짝짓기 프로그램에선 출연자들이 외모와 스펙을 공개했다면 ‘마녀와 야수’는 남녀 모두 특수 분장으로 외모를 가렸고 직업도 철저히 숨겼다. 진정한 사랑 찾기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위해서였다.
26일 첫 방송하는 Mnet의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색다른 블라인드 프로그램이다. 직업과 나이, 노래 실력을 숨긴 미스터리 싱어 그룹의 사람들 중 얼굴만 보고 실력자인지 음치인지를 가리는 신개념 미스터리 음악 추리쇼다. 매회 초대 가수가 출연해 3라운드에 걸쳐 힌트만으로 1~2명씩 음치를 탈락시킨다. 끝까지 살아남은 최후의 1인은 초대 가수와 듀엣 무대를 펼칠 기회를 얻게 된다. 최후의 1인이 음치라면 500만원의 상급을, 실력자라면 음원 발매의 혜택을 받게 된다.
방송 관계자들은 “외모와 스펙에 가려 그 안에 숨겨진 가치를 보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며 “‘외모 지상주의’, ‘스펙 우선주의’에 지쳐있던 시청자들은 가면 뒤에 감춰진 실체를 만났을 때 또 다른 희열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순 화제에 그친다는 한계는 넘어야 할 과제다. ‘블라인드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Mnet의 ‘보이스 오브 코리아’는 시즌3 방송이 불투명한 상태라는 게 방송계 이야기다. 이미 Mnet은 ‘더 보이스’ 판권사(유니버설뮤직)로부터 판권 계약 당시 시즌3까지 계약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 Mnet 측은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음원 수익 등이 판권사에 귀속되기 때문에 방송을 해도 큰 실익이 없다고 보고 있다. 방송가에선 단순 화제로 끝나기 때문에 광고 수익이 높지 않다는 것도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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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와 야수’ 이어 ‘복면가왕’까지… 외모와 스펙 버린 ’블라인드 프로그램’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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