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련 수교' 서명 최호중 전 부총리 별세

노태우정부의 북방외교 주역이었던 최호중 전 부총리가 19일 오전9시30분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인은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해 1956년 외무부에 입부한 뒤 국제경제국장, 통상국장, 주유엔 유럽사무소 및 제네바대표부 공사, 기획관리실장, 경제·정무차관보, 말레이시아·벨기에 대사 등을 역임했다. 1988년 12월~1990년 12월 외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북방외교’에 나섰다. 1989년 2월 헝가리와의 수교 합의 의정서에 서명하며 북방외교의 첫 성과를 올렸고, 1990년 9월 30일 에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당시 소련 외무부 장관과 유엔에서 만나 역사적인 한·소 수교 공동성명서에 서명했다.

외무부 장관을 마친 뒤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으로 이동해 1991년 9월에는 남북한 동시 유엔 가입을 주도했고, 잇단 고위급 회담을 통해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남북기본합의서)’ 도출에 기여했다. 또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도 채택했으며 고인은 담당 부총리로 기본합의서와 비핵화 선언 등 남북 관계 현안에 깊이 관여했다.

부총리 이후 통일원 통일고문,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한국외교협회 회장 등도 지냈다. 유족은 부인 김우명 여사와 아들 재식·현식씨. 장례는 외교부장으로 치러지며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 발인은 23일 오전 9시. 장지는 일산 통일동산이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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