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투신시도 그녀를 구한 경찰의 한 마디 “살면서…”

설 연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50대 가장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쯤 울산에 사는 한 여성이 “형부에게서 자살하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여성으로부터 형부 A씨(50)의 주거지와 일터인 봉제공장이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위치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할인 관악경찰서 당곡지구대에 공조 요청을 했다.

신고 접수 10분 만에 공장에 도착한 경찰은 흉기로 손목을 그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다행히 의식이 있었고 상처가 깊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구조 당시 술에 취해있던 A씨는 “명절도 됐는데 사는 게 힘들어 죽으려 했다”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서 어느 정도 회복한 A씨는 아들과 경찰관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앞서 전날 오후 9시 50분쯤에는 경찰에 “여동생이 자살을 암시하는 전화를 하고는 실종됐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위치 추적을 한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는 오후 10시 15분쯤 마포대교 초입 부근에서 강물에 몸을 던지려던 B씨(39·여)를 발견, 구조한 뒤 가족에 인계했다. 술에 취한 상태로 울고 있던 B씨는 “세상 살면서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데 지금 나쁘다고 해서 계속 나쁠 것도 아니다”라는 경찰관의 설득에 마음을 돌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 결과 B씨는 평소 겪은 가정불화가 명절을 기점으로 심해지자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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