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서 소아마비 접종팀 잇단 납치·살해

파키스탄에서 소아마비 예방접종팀이 잇달아 살해됐다고 AP, AFP통신 등이 18일 보도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지난 14일 남서부 발루치스탄 주 조브 지역에서 의료 요원, 운전사, 경찰관 등으로 구성된 소아마비 접종팀 4명이 무장 괴한에 납치됐다 사흘 뒤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북서부 키베르 부족지역에서도 소아마비 접종팀이 탄 차량이 지난 14일 괴한의 공격을 받아 운전사가 사망하고 의료요원 한 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앞서 4일에는 발루치스탄 주 파슈투나바드에서 예방접종팀을 경호하던 경찰관이 총에 맞아 숨졌다.
이들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당국은 파키스탄탈레반(TTP) 등 반군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TTP 등은 소아마비 백신 접종 캠페인이 이슬람교도를 감시하고 불임으로 만들려는 미국의 계략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지난 2012년 말부터 백신을 접종하는 의료진과 경호 인력을 공격해 지금까지 70여명을 살해했다. 실제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2011년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제거 작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백신 접종 사업을 이용해 파키스탄 어린이들의 DNA 표본을 수집했던 사실이 들어난 바도 있다.

한편 DPA통신은 지난해 파키스탄에서 소아마비 발병건수가 303건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소아마비는 현재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만 발병하고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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