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하게 통과된 이완구 국무총리에 대한 16일 국회 본회의 표결 결과로 새정치민주연합은 한숨 돌렸다. 충청민심 이반에 따른 우려가 많았으나 내부단결을 통해 ‘이완구 딜레마’를 풀어냈다. 이로써 갓 취임한 ‘문재인 체제’는 당분간 순항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문 대표가 뒤에서 강경파를 제압하고, 온건파인 우윤근 원내대표가 표 단속에 성공한 결과로 풀이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당내 잡음이 없었고 모처럼 단결된 행동을 보였다는 점이다. 전체 의원 130명 가운데 124명이 본회의에 참여했고, 대부분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 총리가 낙마할 만큼은 아니고, 경고장만 확실히 보여주는 절묘한 정치 행위였다. 의회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긍정적이다.
우 원내대표는 표결 직후 “힘의 한계를 느낀다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국민들께 보이자는 취지로 단합했다”며 “(신임총리에 대해서는) 국정을 잘 이끌 수 있을지 감독·견제하면서도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은 돕겠다”고 말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우 원내대표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표결 참여를 설득했다”고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까지 의원들과 전화통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 의견을 수렴했고, 원로들에게도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결 전까지만 해도 새정치연합이 표결에 불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여당이 반란표를 단속하는 것보다 야당이 표결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게 더 힘들어 보였다. 여론조사에서 일반 국민의 다수는 인준 반대를 지지했지만, 이 총리의 고향인 충청권은 달랐기 때문이다. 총선과 대선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결집력 강한 충청 민심에 상당수 의원들이 부담을 느꼈다. 특히 새정치연합이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뒤 거친 말싸움을 벌인 것도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본회의 전에 열린 의총에서는 충청권 의원들이 정면 돌파를 주문했다.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민심을 살펴보니 당당하게 본회의장에서 표결하라는 의견이 많았다”며 “불참하거나 보이콧하는 것은 오히려 꼼수같이 보인다는 말이 많아 의총에서 가감없이 전달했다”고 말했다.
대여 충돌이 발생할 때마다 장외투쟁이나 보이콧을 요구하던 강경파들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발목 잡는 야당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달라진 모습을 보이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당 지지율이 30%를 넘는 상황도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유능한 경제정당’을 내걸면서 당의 체질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새 지도부 출범 직후라는 점, 통합과 단결이 최근 당내 이슈라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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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대오로 충청민심 위기 돌파한 새정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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