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로 주장된 ‘증도가자’(證道歌字)에 대해 문화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키로 했다.
문화재청 산하 문화재위원회 동산분과(위원장 박문열)는 1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어 ‘증도가자’에 대한 문화재 지정 조사 여부를 심의한 결과 지정 절차를 밟기로 하고, 이를 위한 조사단 구성과 조사 개시 시기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문화재위 차원에서 증도가자를 둘러싼 기존 주장과 연구결과를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문화재 지정 심의절차를 밟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현재의 문화재위원 임기가 오는 4월로 만료되는 까닭에 실제 조사는 차기 문화재위 몫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또 조사를 진행할 만한 공신력 있는 기구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외에는 없는 상황이라 연구소 중심으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증도가자’ 논란은 2010년 서지학자인 남권희 경북대 교수가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이하 직지)보다 100년 이상 앞서는 금속활자 실물이라면서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고려시대 선불교 해설서 ‘남명화상찬송증도가’의 목판본(1239)을 찍기 이전 주자본(금속활자본)를 인쇄하는 데 쓰였다는 이 활자 수십벌은 고미술상 김종춘씨의 소장품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6월 남 교수가 연구책임자인 경북대산학협력단에 증도가자를 포함해 고려 것으로 추정해온 금속활자류 109점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겼다. 109점 가운데 101점이 김종춘씨, 7점이 청주고인쇄박물관, 1점이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품이었다.
논란이 다시 뜨거워진 건 연구팀이 지난해 말 제출한 보고서가 최근 일부 언론에 공개되면서부터다. 먹 묻은 일부 활자들의 탄소연대 측정과 활자 서체 분석 결과 109점 모두 12~13세기 고려 활자일 가능성이 크며, 63점은 ‘직지’보다 138년 이상 앞선 세계최고 활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활자에 묻은 먹을 탄소연대 측정한 결과 증도가자는 1033~1155년 무렵에 사용한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연구결과가 가지는 폭발성 때문에 학계에서는 논란이 가라않지 않고 있다. 보고서가 맞다면 증도가자는 현존 세계 최고 활자라는 직지보다 100년 이상 앞서게 되고, 세계인쇄술사가 바뀌기 때문이다. 연구책임자가 ‘증도가자’의 존재를 보고하고 그간 꾸준히 증도가자가 진짜임을 주장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신뢰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번 문화재위 결정은 문화재위, 혹은 국가 차원에서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해 증도가자를 둘러싼 신뢰성 있는 결론을 도출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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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最古 금속활자 맞아?"… 문화재청 '증도가자'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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