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반군 계속되는 폭격으로 교전지역에 갇힌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들

Է:2015-02-0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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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반군 계속되는 폭격으로 교전지역에 갇힌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들
사진=뉴욕타임스 제공
“내 침대엔 포탄 조각이 있거든요.”

네 살배기 니키타가 말했다. 니키타는 엄마, 한살짜리 여동생과 함께 몇 달째 우크라이나 동부 페트로프스키 지역 어린이예술회관의 미로같은 지하 공간에서 피난 생활 중이다. 계속되는 교전 때문에 장난감이 가득한 방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됐다. 3일 전에는 여기로도 포탄이 날아와 건물 창문이 산산조각 났다. 도네츠크 서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이곳엔 니키타 같은 50명의 아이들을 비롯한 수백명의 난민들이 살고 있다.

도네츠크주 북동쪽 코무나르는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최전방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거리에 있다. 2500명의 주민들이 살던 집들은 폐허가 됐다. 80세 할머니 칼리나 알렉세예바는 이제 먹을 죽이 다 떨어져간다. 살을 에는 바람은 부서진 창문을 뚫고 들어온다. 칼리나는 “죽 대신 먹을 수 있는 감자를 살 돈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면서 “지금쯤이면 내가 이미 죽어있을 줄 알았다”고 힘없이 말했다.

도네츠크에서 활동하는 한 구호단체 관계자는 “200만~500만명의 주민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교전지역에 갇혀서 고통받고 있다. 식량과 약품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즈(NYT)에 말했다.

지난달부터 친러시아 반군이 집결해 교전이 심해지고 있는 도네츠크주 데발트세베 지역에사는 수천명의 주민들은 계속되는 포격의 공포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65세의 올가 타라센코는 몇 주동안 아파트 지하에 숨어있었다. 그녀는 “물을 마시고 싶어서 눈을 녹이고, 배고픔의 고통을 견디기 위해 약을 삼켜야 했다”면서 “우리는 지금 그 누구에게도 쓸모없는 인질이나 마찬가지”라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데발트세베는 철도교통의 요지로, 전쟁 때문에 교통 인프라가 망가지지 않는다면 승리하는 쪽에는 큰 선물이 될 곳”이라면서 “하지만 계속되는 포격에 2주 넘게 식수와 전기, 난방 공급이 되지 않는 이 지역에서 주민들은 피난을 떠나지도 못하는 지옥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은 미니버스를 타고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짐가방은 한 사람당 한 두개 씩 밖에 가져가지 못한다. 미니버스를 타는 까닭은 큰 버스가 움직일 경우 공격의 대상이 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교전 때문에 도로가 차단돼 구호단체와 자원봉사자의 접근조차 쉽지 않다. 데발트세베 인근 크라마토르시크 지역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알렉산더 페트로프는 “어제 데발트세베로 주민들을 데리러 가던 차량이 공격을 받았다”면서 “그래도 무조건 구하러 가야 한다. 주민들이 하루종일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프랑스, 독일 정상들은 전날 모스크바에 모여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민스크 휴전 협정 이행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한 것 외에는 구체적인 성과 없이 끝났다. 우크라이나 내전으로 인한 난민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00만명을 넘어섰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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