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헬스장 예고 없이 폐업…회원 200명 회비 가로채고 잠적

회원 수가 200명 가량인 서울 서초구의 한 헬스장이 예고 없이 폐업해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서초구 양재동 모 빌딩 지하 1층에 입점해 있던 T 헬스장은 지난 3일 오후 회원들에게 단체 문자 메시지를 통해 폐업을 통보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문자 메시지에는 이달 17일부터 회비를 환불해 주겠다는 내용이 담겼고, 헬스장 입구에는 "부조리하게 측정된 관리비와 체납된 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하게 됐다"는 글이 붙었다.

하지만 회원들은 헬스장 대표이사 오모(31)씨와 측근들이 계획적으로 회비를 가로채 잠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원들에 따르면 골프연습실과 요가연습실, 사우나 등을 갖춘 2000㎡ 규모의 이 헬스장은 지난해 초부터 72만원이었던 연회비를 24만원으로 낮추는 등 대대적 할인행사를 통해 공격적으로 회원을 모집해 왔다.

경찰 관계자는 "헬스장에 남은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폐업 당시 회원수는 200명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헬스장은 폐업 전날인 2일 오후까지도 신규 회원을 모집했다고 한다.

헬스장이 폐업하면서 피해를 보게 된 사람들은 회원만이 아니다.

월급 130만원을 떼였다는 요가강사 강모(33·여)씨는 "2년간 근무했는데 직원들에게도 전혀 폐업할 낌새를 내비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헬스장 측은 러닝머신 등 장비 수리비와 수건 세탁비, 미화원 급여 등도 수개월째 지급하지 않았고, 관리비와 임대료를 내지 않아 건물주와도 분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악의적인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오씨 등을 불러 사기 혐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오씨 측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없는 번호'로 나오는 등 연락이 닿지 않았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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