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지난 주 성 김(사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 측에 베이징에서 만나자고 제의한 정황과 관련, 북한 측보다는 중국과 한국 측에 미국의 대화 재개 노력을 ‘보여주려는’ 측면이 강하다는 시각을 보였다. 그리고 미·북간에 긴밀한 물밑 움직임이 있거나 미국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의 저명한 북한 지도체제 전문가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은 31일(현지시간) 국민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측의 강경한 행동과 레토릭(수사)을 감안하면 미국의 이번 대화 제의는 북한보다 중국이나 한국을 더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은 한·미 연례군사합동훈련을 중단할 경우 핵실험을 중단하겠다는 북한의 제안을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강력히 비난해 왔다. 고스 국장은 “이러한 비판은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려는 한국과 미국간 관계에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면서 “이번에 미국은 북한의 거부를 예상하면서도 북한에 대화를 제의해 중국의 비난과 미국이 남북관계 개선을 방해하려한다는 한국 내 일부 시각을 잠재우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최대 이유는 김정은의 권력이 아직 확고하지 않은 점과 관련이 있다고 봤다. 북한에서 대미 관계는 정권 내 여러 이해관계 그룹간 합의가 필요한 사항인데,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확고해지기 전까지 미국에 대한 관여(engagement)는 권력 내부 분쟁을 격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은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은 정기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직접 북한 관리들로부터 들어보려 해왔다”면서 “김 대표의 대화 제안의 타이밍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측이 이번 제의를 통해 북한 핵 문제와 다른 이슈들과 관련, 북한과의 진정한 협상에 나설 의사가 있음을 보여주려 했는지도 모른다”면서 “특히 중국 등 국제사회에 6자회담이 재개 안 되는 책임이 미국이 아니라 북한 측에 있음을 보여주려 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트로브 부소장은 “어떻든 북한이 김 대표의 제안을 거부함으로써 문제가 진정 어느 쪽에 있는 지가 명확히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 소식통도 “미 백악관의 북한에 대한 입장은 매우 강경하다”면서 “김 대표의 제안은 6자회담을 책임진 실무진의 제스처일 뿐이며, 북한의 진정한 대화 의지가 입증되지 않는 한 협상에 나서지 않으며, 제재와 압박을 강화한다는 미국의 대북 정책 기조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북한도 대화에 응하고 싶었지만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 등 ‘조건’을 충족시킬 자신이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롬버그 연구원은 “김 특별대표의 이번 순방이 대화 재개의 기회를 제공했을 수 있지만 미국의 (북한에 대한) 기존 입장이 변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움직임은 실질적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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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한 전문가 “미국, 北에 대화제의 한 건 韓·中에 대화 의지 보여주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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