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아시안컵] 울보 손흥민 “ 형들, 팬들에게 미안했어요”

"누가 봐도 기쁨의 눈물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 않나요. 형들에게 미안하고 팬들에게 미안했어요. 욕심이 많고 승리욕이 많아서 감정을 참지 못합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축구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 손흥민(레버쿠젠)은 31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패배한 뒤 눈물을 흘린 이유를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손흥민은 이날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이 끝난 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최종전이 끝난 뒤에도 팬들과 함께 분루를 삼켰다.

손흥민은 "다른 선수들도 모두 아쉬웠을 것"이라며 "많은 축구팬에게 죄송하고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차두리 형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더 도움되는 역할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많이 아쉽다"고 고개를 떨궜다.

손흥민은 감기 몸살 때문에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그는 "솔직히 컨디션이 계속 100％는 아니었다"며 "감기도 걸리고 회복하는 데 시간도 걸리고 회복해서 돌아오니 상대의 집중견제도 받았다"고 밝혔다.

대회 기간 내내 타박상과 같은 잔 부상, 컨디션 난조와 씨름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손흥민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큰 탓에 자신의 골 장면을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골을 넣으면 좋지만 결승전에서 졌다"며 "아쉬움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시 되돌리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아직 어린 자신이 많은 것을 배우는 학습장이었다는 취지의 소감도 이어졌다.

손흥민은 "우리는 아직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게 많다"며 "우리는 어린 선수들이고 경험을 쌓아 다음 대회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과 빅리그 클럽에서 더 무서운 골잡이로 계속 성장하겠다는 의지도 털어놓았다.

손흥민은 "상대의 견제가 계속 많아지는 것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프로 선수로서 한 단계 더 나아지려면 이겨내고 또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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