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네 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준우승도 4회에 달한다. 독일이 월드컵에서 강한 이유는 뭘까? 독일 축구전문가 울리히 헤세는 “위닝 멘털리티(Winning Mentality)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어떻게든 이기고야 말겠다’는 독일 축구 유전자를 가진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
◇열정적인 승부사=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9월 취임하며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허언이 아니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호주 아시안컵 오만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이라크와의 4강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이 다시 ‘아시아의 호랑이’다운 면모를 되찾은 것은 슈틸리케 감독의 열정 덕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26일(한국시간) 이라크전에서 선수들과 함께 비를 맞으며 진두지휘했다.
그간 그는 한국 축구의 모든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중동 원정 2연전을 치르고 귀국한 뒤엔 여독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U리그 결승전이 벌어지는 천안에 갔다. 한국 축구인들은 깊은 감명을 받았다. 카타르리그에서 일찌감치 슈틸리케 감독을 본 남태희(24·레크위야 SC)는 “상대팀으로 경기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선수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쳤다”고 했다.
◇‘한국형 늪축구’=슈틸리케 감독의 위닝 멘털리티는 ‘한국형 늪축구’를 탄생시켰다. 강팀이든 약팀이든 한국을 만나면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허우적거리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다.
늪축구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한국이 약체들을 상대로 1, 2점 차 승리를 거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있다. 골 결정력 부재를 늪축구라는 단어로 수긍시켜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팬들은 선수들이 끈끈한 조직력으로 상대 선수들을 꽁꽁 묶어버리는 모습에 열광했다.
한국 축구는 거스 히딩크(69·네덜란드) 감독 이후 색깔을 잃어 버렸다. ‘히딩크호’는 강한 체력과 빠른 압박이라는 분명한 색깔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잦은 감독 교체와 성적 지상주의에 빠져 이도 저도 아닌 축구를 해 왔다. 독일 유소년 축구 정책을 담당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굉장히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소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늪축구를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기는 늪축구’는 환영받는다는 점이다.
◇소통으로 다져지는 신뢰=히딩크를 제외한 역대 외국인 감독들은 선수들과의 소통에 실패했다.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 때문에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 벽이 생겼고,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통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손흥민(23·레버쿠젠)은 “감독님이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서로 대화를 많이 하며 맞춰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협(24·상주 상무)은 “아시안컵에 출정하기 위해 호주에 왔을 때 감독님과 면담을 했는데, 감독님이 ‘네가 잘하든, 못하든 책임은 내가 지니까 부담 없이 하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국내파를 데리고 제주도로 전지훈련을 떠났을 때 일이다.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권창훈(21·수원 삼성)이 찾아와 꾸벅 인사를 하자 슈틸리케 감독은 “오, 94년생”이라며 반겼다. 대표팀 관계자는 “어떻게 새로운 선수들을 일일이 기억하고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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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아시안컵] 슈틸리케 감독, 한국축구에 독일제 ‘이기는 축구 마인드’ 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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