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올려주느니 집 사자” 주택 매매 전환수요 생기기 시작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서울에서 전세 수요자 중 매매로 돌아서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송파구와 성북구 등에서 전세 수요자들이 원하는 전셋집을 구하기 힘들자 결국 집을 매입한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송파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주 서울에서 가장 높은 0.14%나 오른 것은 이러한 매매 전환 수요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성북에서도 전세입자가 매매로 돌아서면서 서울에서는 세 번째로 높은 0.07%의 상승폭을 보였다.

송파의 경우 잠실동 리센츠아파트, 가락동 쌍용1차아파트 등이 500만∼2500만원 올랐고, 성북은 길음동 일대에서 전세입자의 매매 전환이 나타났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중개업소들을 통해 가격 변동을 조사하는데 일부 지역에서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서면서 매매가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은 전세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가 많이 좁혀진 탓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금리가 낮아져 이자 부담이 줄었고 부동산 금융 규제 완화 등의 정부 정책도 한몫 한 것으로 김 팀장은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해 나온 9·1 부동산 대책과 작년 말 ‘부동산 3법’의 국회 통과 등이 이어지면서 주택가격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란 심리적 기대감이 시장에 조성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김은진 팀장은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물건은 품귀 현상을 빚는 가운데 이자 부담이 줄면서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이 최근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1월의 주택 거래도 전통적인 이사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활발한 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3일까지 서울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4924건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대로 간다면 월말까지 거래량은 6600여건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1월의 거래량 5544건보다 20%가량 많은 것이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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