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아시안컵] 손흥민 결승골… 우즈벡 꺾고 4강 진출

끈질기게 버틴 상대를 주저앉힌 감각적인 헤딩슛. 손흥민은 과연 한국 축구의 해결사였다. 연장에서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과 추가골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중앙아시아의 ‘복병’ 우즈베키스탄을 잡고 2015 호주 아시안컵 4강에 진출했다.

22일 호주 멜버른 렉탱귤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대회 8강전. 한국은 연장 전반 13분과 연장 후반 14분에 터진 손흥민의 멀티골을 앞세워 2대 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역대 전적에서 9승2무1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23일 열리는 이란-이라크 경기의 승자와 4강에 맞붙는다. 4강전은 26일 시드니에서 펼쳐진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군데렐라’ 이정협을 출격시켰다. 좌우 날개로는 손흥민과 이근호를, 처진 스트라이커로는 남태희를 내보냈다. 중원은 주장 기성용과 박주호에게 맡겼다. 좌우 풀백으로는 김진수와 김창수가, 센터백으로는 곽태휘, 김영권을 낙점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에게 안겼다.

미르잘랄 카시모프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이날 지한파를 모두 선발에서 제외했다. K리그 클래식 성남에서 활약한 미드필더 세르베르 제파로프와 인천에서 뛴 티무르 카파제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1위인 우즈베키스탄은 공격적인 전술로 한국(69위)에 맞섰다. 중원을 두텁게 한 우즈베키스탄은 역습 기회를 엿봤다. 우즈베키스탄의 공격 루트는 측면이었다. 전반 5분 위험한 장면이 나왔다. 나시모프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리자 골문 앞에 있던 투라예프가 헤딩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머리에 맞지 않고 왼쪽으로 흘러나갔다. 헤딩 슈팅이 정확했다면 골이 나올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한국은 허리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상대의 압박에 시달린 바람에 공의 흐름이 뻑뻑했고, 점유율 축구를 하지 못했다. 또 수시로 역습도 허용했다. 전반 16분 한국은 라시도프의 크로스를 차단하지 못해 투르수노프에게 골키퍼와 일대 일 찬스를 허용했다. 김진현 골키퍼가 잽싸게 앞으로 나오며 막아낸 덕분에 한국은 실점 위기를 넘겼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역공에 나섰다. 손흥민은 전반 25분 드리블 돌파로 페널티지역 안쪽으로 파고들어 아크서클 부근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네스테로프 골키퍼가 간신히 쳐냈을 정도로 좋은 슈팅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경기 양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양 팀은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리지 못한 채 잽만 날렸다. 후반 17분 김진현은 또 한 차례 슈퍼 세이브 쇼를 벌였다. 투르수노프가 전방으로 기습적인 침투패스를 시도했고, 라시도프가 한국의 수비라인을 무너뜨리고 골문 오른쪽에서 일대 일 찬스를 맞았다. 김진현은 재빨리 달려 나와 쓰러지며 공을 쳐냈다. 후반 32분에도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우즈베키스탄에 오른쪽 크로스에 이은 헤딩 슈팅을 허용한 것. 투라예프의 헤딩 슈팅은 아슬아슬하게 골대 오른쪽을 비켜갔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36분 이정협을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기성용을 공격자원으로 돌리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한국은 골을 뽑아내지 못했고, 승부를 연장으로 넘겼다.

기다렸던 한국의 선제골은 연장 전반 13분 손흥민의 머리에서 나왔다.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상대의 공을 빼앗아 낮고 빠른 크로스를 날렸다. 공이 상대 선수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문전으로 향하자 손흥민이 몸을 날려 헤딩 슈팅으로 골을 만들어 냈다. 손흥민은 경기 종료 직전 차두리의 어시스트를 받아 추가골을 터뜨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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