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배우 여진구(18)가 첫 성인 연기에 도전했다. 오는 28일 개봉되는 영화 ‘내 심장을 쏴라’에서 정신병원에서 생활하는 25세 청년으로 변신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2012)에서 주인공 김수현이 등장하기 전까지 왕세자의 아역으로 스타덤에 오른 여진구는 이후 귀여운 이미지를 통해 누님 팬들로부터 ‘국민 남동생’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1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한결 의젓해 보였다. 더 이상 ‘해품달’의 어린 왕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첫 성인 역할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어제 시사회를 보면서 얼마나 긴장되고 떨렸는지 몰라요. 영화 초반에 중심을 못 잡고 다소 헷갈려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제대로 준비하고 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그는 “영화 처음 보는데 생각보다 훨씬 긴장되고 후회도 되고 아쉬움도 남았다. 침착하게 보려고 하고 기분도 좋았는데 떨면서 봤다. 제가 영화 초반에 조금 헷갈리고 중심 못 잡고 대사 치는 것 등등 아쉬움이 있었고 튀는 장면도 있었던 것 같다. 원작의 캐릭터와 선을 긋지 못하고 구분을 못 지어서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에서 정신병원 환자 수명 역을 맡았다. 어릴 적 겪은 치명적인 경험 때문에 자신의 세계에 꽁꽁 갇혀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청년이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치렁치렁한 머리와 자신을 위협하는 이들에게 지어보이는 겁먹은 표정 등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르다. 시나리오를 받고선 정유정 작가의 원작소설을 읽고 감동받아 주인공에 선뜻 나섰다고 한다.
하지만 막상 촬영이 시작되니 수명의 캐릭터가 공감이 안 가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어 고심했다고. “원작에 빠지다보니 소설 속 캐릭터가 계속 신경 쓰이고 잘 표현하고 있는지 걱정도 됐어요. 수명은 여리고 여자 같은데 저는 사실 반대거든요. 잘 놀고 잘 먹고 친구들과 얘기도 잘하고. 그런데도 수명에게 왠지 끌렸어요. 그래서 내가 만든 수명을 보여주자 마음먹었죠.”
외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성격인 수명에 끌렸단다. 그렇게 되려면 선 크림도 바르고 다이어트도 해야 하니깐 풀만 먹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식사할 때마다 샐러드 먹고 그랬다”고 토로했다. 머리는 가발이긴 했는데 핀도 꽂고 거의 실제 머리처럼 기장이 긴 스타일이었다고. 순수함과 청순함이 있는 캐릭터인데 카메라 들어오면 좀 오그라들고 했단다.
영화는 정신병동의 억압적인 분위기와 환자들에게 폭력을 가하는 장면이 더러 나온다. 그런 가운데 수명은 전기치료에 시달리고 흰눈동자를 드러내며 기절하기도 한다. 달콤한 로맨스가 있는 배역을 주로 맡아온 그이기에 힘들었을 법도 하다. “육체적인 것은 어렵지 않았어요. 실감 나는 캐릭터를 위해 옷도 좀 크게 입고 신경을 많이 썼죠.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셨고요.”
정신병원에서 학대받던 수명과 승민(이민기)이 탈출을 시도해 쾌속 보트를 타고 달리는 장면이 암울하고 갑갑했던 영화에 청량감을 선사한다. 여진구는 “물살을 가르며 시원하게 내달리면서 가슴 속 뭔가 뻥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며 “고교생이든 어른이든 세상에 나가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선사하는 힐링 무비”라고 소개했다.
보트 장면에서 이민기는 웃통을 벗고 가슴을 치면서 세상에 대해 고함을 지른다. 여진구도 상의 탈의하는 제안이 들어왔다. 한 번 벗기만 하면 100만 관객이 더 들 것이라는 얘기와 함께. “100만 관객 좋기는 하죠. 하지만 정신적으로 준비가 안 되고 영화의 상황으로 보아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아 제가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몸은 준비가 됐는데(웃음).”
“이제 고3인데 공부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진학 학과는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는데 성적이 좋아지기 위해 바닥을 치고 나서 다시 점프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친구들은 연애도 하고 그러는데 은근히 부럽기도 하다. 꿈꾸는 연애 스타일은 놀이공원 가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행복할 것 같다”며 웃었다. 예의바른 그의 태도에서 반듯한 청년의 이미지가 엿보였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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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여진구 '내 심장을 쏴라' 첫 성인연기 "100만 관객유혹 상의탈의 장면 아쉽게도 포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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