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업무보고] 책임 읍면동제 도입… 시·군·구 사무 중 주민밀착 서비스 일부 이관

자율권을 대폭 늘려주는 대신 성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책임 읍·면·동제’가 올 하반기 일부 지역에서 시행된다. 인구가 감소한 지역의 2~3개 면사무소를 통합하고 없어지는 면사무소는 복지서비스센터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유사·중복되는 정부 기능은 통·폐합하고 주요 지방공기업의 부채비율을 매년 10%포인트씩 감축하는 등 정부·지방공기업 혁신도 속도를 높인다.

행정자치부는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 같은 내용의 국가혁신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정부 기능·구조 최적화=행자부는 우선 정부조직 전반에 대한 조직진단을 실시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기능을 통·폐합한다는 방침이다. 일선 집행기관은 중간관리 기능을 축소해 현장 중심으로 단순하게 개편할 계획이다.

기구나 정원을 신설할 때는 일단 일정기간 운영해 본 뒤 성과에 따라 정규화를 결정하는 ‘신설기구 평가제’도 도입된다. 또 연간 회의 실적이 2회 미만으로 부실하게 운영되는 정부위원회는 통·폐합하는 등 정부위원회의 20%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지방 조직 개편=지방자치단체 조직은 주민 밀착 서비스가 강화되도록 설치기준을 다양화하고 현장 중심으로 개편한다. 인구 7만명 이상 읍·면·동을 대상으로 책임 읍·면·동제를 시행한다. 이 조직은 기존 고유 사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시·군·구 사무 중 주민밀착 서비스를 일부 이관 받게 된다. 이를 위해 자율권은 확대하되 그에 따른 책임도 강화된다.

시 본청-일반 구-읍·면·동으로 이어지는 중층 행정구조로 인한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2~3개 동을 묶어 대동(大洞)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인구 감소가 심한데도 역사성·면적 등을 고려해 유지해 온 면사무소도 2~3개를 통합해 1곳은 행정면으로 운영하고, 나머지는 복지서비스 제공에 집중토록 할 방침이다.

◇지방공기업 혁신=유사·중복 기능은 통·폐합하고 설립 요건을 강화해 지방공기업의 무분별한 설립을 막을 계획이다. 매년 적자로 운영되는 부실 공기업은 정상화를 유도하거나 퇴출시킬 수 있는 제도도 마련한다. 특히 공기업의 방만 경영을 제어할 대책이 추진된다. 부채 규모가 큰 26개 지방 공기업의 부채비율을 매년 10%포인트씩 감축해 현재 150%인 중점관리대상 지방공기업의 부채비율을 2017년까지 120%로 낮출 계획이다.

◇공직 개방 확대 및 업무 풍토 혁신=중소기업과 사회적기업 등 다양한 현장근무 경력자들에 대한 채용을 확대하고 공무원에게도 열려 있던 개방형 직위를 민간에게만 개방하는 ‘경력개방형 직위’를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공직사회의 불필요한 관행도 개선해 일 중심의 효율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관행적 초과근무, 눈치보기식 휴일 대기를 없애고 기관별 초과근무 총량관리제를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미사용 연가는 이월·저축해 장기휴가(안식월)로 활용하는 연가저축제도를 도입하고 ‘결재판 없는 보고’ ‘자료 없는 회의’를 통해 효율적으로 일하는 공직 문화를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자치제도 개편 추진 및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단체장 선출 20년을 맞아 지방자치에 대한 종합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자치제도 개편을 추진한다. 국가와 지자체, 지자체 상호 간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해 자치사무와 국가사무 구분체계 정비 등 제도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민간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실생활에 파급효과가 큰 대용량 데이터를 집중 개방한다. 올해 개방되는 데이터는 부동산 종합정보 680만건, 전국 상가·상권 정보 270만건, 교통정보 50만건 등이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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