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의 공통적 정서가 ‘분노’였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촉발된 국민의 분노가 급기야 땅콩 회항(回航) 사건으로 절정에 달했다는 분석입니다. 듣기 거북한 표현인 이른바 ‘갑질’이라는 말도 사람들의 분노를 자극하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힘있고 우월한 지위를 가진 자에게 억울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대한 분노가 국민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사실 복잡한 사회구조에서 어느 누구라도 어떤 형태로든 갑(甲)과 을(乙)로 맺어지는 관계를 피할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사무적인 계약관계가 아니라 일방적인 감정관계로 악용되다보니 진정한 인간관계가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가 분노를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예로부터 인간의 감정은 ‘칠정(七情)’이라 하여 기쁨, 성냄,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심(喜怒哀樂愛惡慾)을 말하는데 그 중에서 하필 성냄이 국가 대표감정이 되었다니 답답하고, 슬프고, 부끄럽습니다.
이처럼 우울한 현실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할 사회지도층에 질타가 쏟아지는 것은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힘없고 약한 사람들에게까지 화를 참지 못하는 현상은 보기 안타깝고, 상식과 법도를 무시하면서까지 분노조절을 하지 못하는 모습은 걱정스럽습니다. 어떤 갑(甲)에게서 받았던 을(乙)의 상처가 또 다른 을(乙)에게 퍼부어지는 분노의 악순환, 갑질의 되새김이 이어지면서 사회 전체가 거대한 앵그리 버드 게임장으로 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오늘 아침에도 어김없이 신문 지면을 채우고 있는 이런 우울한 소식들을 읽으면서 과연 어떻게 우리 사회의 분노를 치유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봅니다. 과연 어떤 지도자, 어떤 말, 어떤 기쁜 사건이 지치고 화난 우리 국민을 위로하고 달래줄 수 있을지 생각해 봅니다. 저는 그 모든 정답을 고린도후서 1장 3-4절에서 발견합니다.
“찬송하리로다 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시오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케 하시는 이시로다”
“모든 위로의 하나님”(the God of all comfort, theos pases parakleseos)! 이 말 한 마디는 참으로 우리에게 큰 위안을 주는 능력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의 어려운 처지와 억울한 마음을 자세히 아시는 분이시며 각 사람에게 필요한 도움과 치유를 베푸시는 모든 위로의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의 성령, 곧 파라클레토스(Parakletos)는 ‘위로’, 즉 파라클레시스(paralesis)를 주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성령님의 이름은 다름 아닌 위로자(Comforter), 은혜를 더하시는 보혜사입니다. 혹은 최신 영어번역본이 말해주듯 사랑과 우정을 나누어 주는 ‘친구’(Friend)와 같이 친근한 분입니다. 아버지의 투박한 위안(慰安), 어머니의 눈물어린 위무(慰撫), 친구의 힘찬 위로(慰勞) 등 모든 형태의 위로가 바로 성령 하나님께서 우리의 눈물을 멈추게 하고 우리의 분노를 진정시키는 은혜입니다.
모든 위로의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하여 주시는 정말 큰 위로의 선물은 바로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모든 죄를 양털같이 깨끗하게, 지친 마음을 새털같이 가볍게 변화시키는 구세주입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 11:28)고 말씀하신 예수님은 너무 좋은 친구와 같은 주님입니다. “죄짐맡은 우리 구주 어찌 좋은 친군지 걱정근심 무거운 짐 우리 주께 맡기세 주께 고함없는 고로 복을 받지 못하네 사람들이 어찌하여 아뢸 줄을 모를까” 찬송가 369장을 부를 때마다 마음의 모든 짐, 불필요한 감정의 찌꺼기들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분노의 악순환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어서 빨리 모든 위로의 하나님, 모든 죄를 사하는 기쁜 소식 복음의 주인공 예수님, 그리고 모든 은혜를 더해 주시는 보혜사 성령님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배국원 목사(침례신학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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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위로의 하나님
목회자칼럼/배국원(침례신학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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