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요구에 생후 11개월 딸 인질로 협박한 비정한 50대

부인이 이혼을 요구하자 겨우 11개월 된 친딸을 인질로 삼아 협박하던 50대 남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별거 중인 부인에게 이혼 요구를 취소하지 않으면 딸과 동반자살을 하겠다고 협박한 혐의(인질강요)로 장모(5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8일 오후 3시쯤 은평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아내에게 문자를 보내 ‘이혼 요구를 취소하지 않으면 딸을 죽이고 나도 죽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결혼 5년차로 일용직 근로자인 장씨는 경제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 부인 A씨와 별거 중이었다. A씨가 생활고를 참지 못하고 장씨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범행 당일 오전 11시쯤 처가에서 지내던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혼 전 마지막으로 딸을 보게 해달라”고 한 뒤 직접 집으로 데리고 왔다. 이후 돌변해 전화와 문자로 A씨에게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여동생의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초인종 소리를 듣고 장씨가 현관문을 살짝 연 틈을 타 그를 체포했다. 당시 장씨는 만취상태였고, 딸은 울고 있었지만 다친 곳은 없었다. 집안에서 번개탄이나 유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장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장씨가 반성을 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장씨의 혐의가 가볍지 않다고 보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해 접근금지 처분했다. 주거지 및 보호시설 등에서 100ｍ 이내 접근이 금지된다. 전화나 이메일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안 된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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