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감식과 철저한 탐문수사가 양양 화재 ‘방화’ 밝혀냈다

Է:2015-01-0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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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감식과 철저한 탐문수사가 양양 화재 ‘방화’ 밝혀냈다
사진=YTN 캡처
엄마와 두 아들, 딸 등 일가족 4명이 함께 지내던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한 2층 주택에 불이 난 것은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9시 38분쯤이었다.

이날 불은 1시간 20여 분만에 진화됐다. 당시 1층은 빈집이었는데 집주인 박모(39·여)씨와 딸(9)은 작은방, 큰아들(13)은 거실 소파, 막내아들(6)은 작은방 입구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펑∼펑’ 소리가 난 뒤 불길이 치솟았다는 이웃 주민 등의 진술로 미뤄 가스 폭발에 의한 단순 주택화재로 추정했다.

하지만 감식을 통해 갖가지 의문이 드러나면서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이 사건은 꼼꼼한 현장 감식과 끈질긴 탐문수사로 그 전모가 드러났다.

사건 다음 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참여한 합동 감식 과정에서는 여러 의문점이 발견됐다. 먼저 숨진 일가족 시신의 상태에서 대피나 탈출하려는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불이 나면 본능적으로 출입구 쪽으로 향하기 때문에 시신은 출입문 쪽에서 주로 발견되고 웅크린 형태를 띤다.

하지만 박씨와 세 자녀는 각자의 방에서 잠을 자듯 천장을 바라본 채 발견돼 방화 가능성이 의심됐다.

결정적인 것은 숨진 일가족 4명 모두의 혈액과 위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됐다. 숨진 박씨의 극단적인 선택이었다면 박씨 몸에서는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황을 통해 방화 가능성을 확신한 경찰은 숨진 박씨의 주변으로 탐문수사를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숨진 박씨와 ‘언니, 동생’하고 지내던 이모(41)씨가 용의선상에 올랐다.

이씨는 사건 당일 참고인 조사 중에 다른 지인들과 달리 박씨의 자살 가능성을 유일하게 진술했다. 일부 진술 번복은 물론 지병을 핑계로 쓰러지는 등 이상한 행동도 보였다.

결정적으로 이씨가 범행 당일 사망자들의 몸에서 검출된 것과 유사한 수면유도제 성분의 약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한 경찰은 이씨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행적을 추적했고, 이씨의 집 등에 대한 압수수색·검증 영장을 발부받아 범행 당시 이씨가 입었던 옷과 각종 채권·채무 기록을 확보했다.

속초경찰서는 8일 주택에 불을 질러 일가족 4명을 숨지게 한 혐의(현존 건조물 방화 치사)로 유력 용의자 이모(41·여)씨를 서울에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긴급체포된 이씨는 속초경찰서로 압송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혐의를 일부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 경찰은 “사건 초기 방화 가능성은 열어뒀으나 이날 검거된 이씨의 소행이라는 것을 밝혀내기까지는 꼼꼼한 현장 감식과 끈질긴 탐문 수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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