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참 힘겨웠습니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유난히 사건 사고가 잦았죠. ‘땅콩 리턴’처럼 가진 자들의 횡포도 여전했고요. 그래서일까요? 감동적인 사연 또한 많았습니다. 잇단 참사와 갑질에 힘겨워하던 우리 네티즌들은 감동 스토리를 돌려보며 서로를 위로하고 새 희망을 찾기도 했죠.
인터넷 매체 ‘위키트리’가 1일 2014년 10대 감동 스토리를 선정했습니다. 쿡기자도 대부분 지면과 인터넷으로 소개했던 사연들이네요.
첫 번째로 역시 ‘꼴찌 없는 운동회’가 선정됐습니다. 본보가 단독 보도한 사연이라 더욱 남다릅니다. 지난해 9월 용인시 제일초등학교 6학년2반 심윤섭, 양세찬, 오승찬, 이재홍군이 키가 작아 매번 꼴찌 하는 친구 김기국군의 손을 잡고 운동회에서 함께 달린 사연입니다. 당시 기국이 부친과 통화를 하면서 기사를 쓰는데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렀던 기억이 나네요. 기국이는 전화 통화에서 “저희는 평소처럼 행동했는데 어른들이 감동 받았다고 하셔서 놀랐어요”라고 말해 저를 더욱 놀라게 했습니다. 이 사연은 온 국민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우리를 ‘힐링’해 주었습니다.
‘치매 할머니의 음식 보따리’ 사연이 두 번째입니다. 출산한 딸을 위해 미역국과 나물, 흰 밥이 든 보따리를 준비한 할머니가 길을 잃은 사연입니다. 치매로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던 할머니는 딸이 아기를 낳고 병원에 있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부산경찰이 수소문 끝에 할머니를 딸이 있는 병원으로 모셨는데, 할머니는 딸을 보자마자 음식을 꺼내며 “어여 무라(어서 먹어라)”라고 하셨다는군요. 아, 어머니의 사랑!

세 번째는 ‘취업준비생들을 울린 몰카’입니다.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자녀를 위해 부모가 방송에 출연한 것처럼 꾸민 영상인데요. 취업 전쟁 시대, 취준생들이 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55년 전 숨진 남편에게 처음으로 쓴 편지’도 있습니다. 한글을 이제 막 깨우친 할머니가 사별한 남편을 그리워하며 또박또박 쓴 편지는 우리에게 진짜 사랑이 무엇인지 일깨워주었습니다.
이밖에도 아우디 차주의 선행과 경찰에게 짜장면 사겠다는 약속 지킨 청년, 구급차 질주에 출근길 시민의 양보, 사고를 당하고도 수험생 딸에게 김밥 전한 어머니, 시리아 이슬람국가(IS) 본거지에서 10대 딸을 구출한 네덜란드 어머니, 새끼들의 구조를 끝까지 지켜보는 엄마 오리 등의 사연이 10위에 들었습니다.
사연을 다시 정리하는데도 가슴이 벅차고 울컥해 지네요. 올해에도 쿡기자를 마구 울려줄 감동적인 사연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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