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법원, 뭄바이 테러 용의자 보석 결정

‘인도판 9·11’로 불리는 뭄바이 테러사건의 용의자로 파키스탄에서 구속 기소된 자키우르 레흐만 라크비가 법원의 보석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인도 정부의 반발 이후 파키스탄 검찰이 항고를 결정하면서 라크비는 석방되지 못하게 됐다.

현지 일간 돈(DAWN)은 파키스탄 대테러 법원이 18일(현지시간) 라크비의 구속을 지속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100만 파키스탄 루피(1094만원)를 보석금으로 내는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 무장단체 ‘라슈카르-에-타이바(LeT)’의 지도자인 라크비는 2008년 11월 인도 경제 중심지 뭄바이의 호텔과 기차역 등지에서 폭탄을 터뜨리고 총격을 가해 166명을 살해한 연쇄 테러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LeT는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도 정부가 당시 LeT가 테러를 저질렀다고 지목했고, 파키스탄 정부는 1년 뒤 라크비와 그의 동료 등 7명을 구속기소했다.

인도 정부는 라크비의 보석 허가 소식에 반발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9일 의회에서 “라크비의 보석 결정에 관해 파키스탄 정부에 강한 어조로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인도 외무부는 최근 학생들을 비롯해 148명이 숨진 파키스탄의 학교 테러사건을 언급하면서 “최근 파키스탄이 직면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테러리스트에 대해선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인도의 반발이 거세지자 파키스탄 검찰은 라크비의 보석 결정에 항고하기로 하고 구속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차우드리 아즈하르 파키스탄 검찰 총장은 “라크비는 오전에 석방될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계속 구속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결정 내용을 인도 정부에 전달했다고 인도 PTI 통신에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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