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주기를 맞아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참배 이후 궁전 앞 광장에서는 중앙추모대회가 거행됐다.
주석단에는 김 제1비서가 중심에 섰다. 그의 우측에 최룡해 당 비서,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의 순서로 섰고, 좌측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기남 당 비서 순으로 배치됐다.
김 제1비서는 부인 이설주와 함께 당·군·정의 핵심인사들을 대동하고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궁전을 찾았다. 참배에는 박봉주 내각 총리,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이영길 총참모장, 박도춘 당 비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이 동행했다. 김 제1비서의 고모이자 작년 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인 김경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주석단의 자리 배치는 북한의 권력서열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지난해 2주기 당시 김 제1비서의 최측근에 앉았던 인사 대부분이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추모사 낭독 등 추모대회 진행 과정도 지난해와 비슷했다. 김기남 당 비서가 사회를 봤고, 김 상임위원장이 추모사를 낭독했다. 다만 김 제1비서를 비롯해 주석단 배석자 전원이 왼팔에 상중을 의미하는 검은 띠를 찬 점이 바뀐 모습이었다. 삼년상에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제1비서는 아버지 사후 3년 간 권력집단을 교체하며 독자적인 통치 체제를 구축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2011년 12월 28일 김 위원장 영결식 때 운구차를 호위했던 7인의 위상을 비교해보면 세대교체가 단적으로 확인된다.
운구는 당시 직책 기준으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김기남 당 비서,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이 맡았다. 김 제1비서를 포함해 8명이었다.
이들 중 현재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인물은 김기남, 최태복 2명뿐이다. 장성택은 ‘종파’ 혐의로 지난해 12월 처형됐다. 이영호는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는데 군부의 외화벌이사업을 당과 내각으로 이전하는데 반대하다가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동측 역시 숙청됐다는 설이 있다. 김정각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이라는 한직으로 밀려났다.
이들이 빈 자리는 최룡해 당 비서와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으로 채워졌다. 김경희가 사라진 자리는 김 제1비서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채웠다.
세대교체를 자연스런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른바 ‘운구차 호위 7인방’ 중 순수하게 숙청된 인물은 장성택 1명뿐”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문책성 해임 혹은 건강문제에 의한 퇴진으로 숙청의 피바람에 희생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삼년상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북한은 이날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에 휩싸였다. 조선중앙TV가 0시부터 이례적인 ‘밤샘’ 방송을 하는 등 당국이 나서 삼년상 애도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김 위원장에 대한 신격화는 집권 4년차를 맞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대한 충성 맹세로 귀결된다.
북한 주민들은 정오를 기해 3분간 추모 묵념을 했다. 주민들은 추모 사이렌이 울리자 평양 만수대언덕, 김일성광장 등에서 일제히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김 위원장을 추모했다. 버스, 자동차, 기차 등도 묵념을 위해 운행을 멈췄다. 주민들의 추모 묵념은 김 위원장 1주기인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다. 2주기 때는 전국적인 추모 행사를 마련하지 않았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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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색 상복 입고 참배한 이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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