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학자 “김정일, 사망 직전 딸 집에서 쓰러진 듯”

3년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시각과 장소가 북한의 공식 발표와 다르다는 주장이 재일 북한 전문가에 의해 제기됐다.

일본 류코쿠대학 사회학부 이상철 교수는 탈북한 북한 전직 관료들의 증언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은 북한이 발표한 2011년 12월 17일이 아닌 그 전날 사망했으며, 장소도 열차 안이 아닌 평양 근교의 별장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주장했다고 산케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이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011년 12월 16일 저녁 지방시찰을 취소한 뒤 평양 시내에 위치한 장녀 설송(39)씨 집을 방문, 설송씨와 술을 마신 뒤 침실에서 쉬다 오후 8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졸도했다. 졸도 직전에는 자신의 후계자인 김정은 현 노동당 제1비서에게서 온 것으로 보이는 전화를 받은 뒤 격앙했다고 이 교수는 주장했다.

졸도 후 응급처치를 받은 김 위원장은 평양 교외 강동군에 있는 별장 ‘32호 초대소’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오후 11시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 교수는 전했다. 사인은 과로와 스트레스가 유발한 심장 쇼크에 의한 심근경색이며, 전날 시찰의 피로, 평소 복용하는 약을 먹지 않은 채 음주를 한 것 등이 사인과 관련 있을 것으로 이 교수는 추정했다.

북한은 2011년 12월 19일, 김 위원장이 같은 달 17일 오전 8시30분 현지지도를 가는 길에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당시 평양에서 움직이지 않은 사실이 한국과 미국의 위성정보를 통해 확인되면서 북한이 발표한 사망 시점에 대해 애초부터 의문점이 제기됐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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