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희호 여사 방문-김부겸 출마가닥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11일 동교동 사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비공개 예방했다.

문 의원과 정세균 박지원 의원 등 전당대회 출마가 점쳐지는 비대위원들이 오는 17일 동반사퇴키로 한 가운데 문 의원이 사실상 출마 수순밟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문 의원은 이날 오후 동교동 사저를 찾아 이 여사와 면담했다. 앞서 문 의원은 전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14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 이 여사와 만났다.

문 의원은 20분 가량 진행된 면담에서 이 여사의 방북이 내년으로 연기된 것과 관련, 건강이 괜찮은지 물은 뒤 김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의원을 거론하며 “당이 어려운데 협력해서 잘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다만 자신의 전대 출마 여부와 관련해선 “아직 최종 결정을 하지는 못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원측 한 인사는 “병문안 차원에서 간 것으로 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이날 예방을 두고 문 의원이 출마 쪽으로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야권의 텃밭인 호남내 바닥정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전통적 지지층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문 의원은 지난달과 지난 5일 두 차례에 걸쳐 정세균 의원과도 비공개로 단독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범친노(친노무현)·구 주류라는 큰 틀에서 협력해온 사이로, 문 의원은 지난달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의원에 대해 “지금 와서 경쟁한다는 게 내키지 않는다. 당연히 의논하고 (출마) 해야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 인사는 “정 의원이 당권-대권 역할분담론을 들어 교통정리를 타진했으나 문 의원이 확답을 하지 않아 가시적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다크호스’로 거론되며 공동전선 구축 움직임을 보이는 김부겸 전 의원과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출마 여부도 주목된다.

김 전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 “우리 당도 일부 지역주의의 수혜자로, 진보적 가치를 끌고갈 만한 전략도 없다”며 “현 정치체제의 근본적 모순을 알면서도 떡고물에 길들여진 채 안정적 2위 노릇에 만족하는 잘못된 기풍이 있지 않은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김 전 의원은 ‘평자포럼’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출마 여부와 관련, “다른 선수들이 입장하면 저도 어떤 형태로든 곧 입장을 발표해야 하지 않겠는가. 다음 주까지 (고민을) 마무리하겠다”고 출마의사를 간접적으로 내비췄다.

박 전 원내대표는 김 전 의원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으로, 반대로 김 전 의원이 불출마한다면 박 전 원내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두 사람은 조만간 다시 만나 출마 문제 등에 대해 의논할 것으로 알려졌다. 엄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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