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무역 상대국 통화에 대한 엔화의 종합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실질·실효환율이 4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일본 기업들의 수출여건이 좋아졌다는 것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등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10년을 100으로 환산한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이 지난 11월 중순 70.88을 기록해 1973년 1월(68.88) 이후 가장 낮았다고 7일 보도했다. 실질·실효 환율은 물가지수나 교역규모까지 반영해 교역 상대국에 대한 자국통화의 실질적인 대외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특히 대외무역 경쟁력을 나타내주는데, 이 환율이 낮을수록 수출에 유리하다.
최근 엔화 시세는 10월 말 일본은행의 추가 금융완화 조치 이후 폭락을 거듭해 지난 5일에는 뉴욕 시장에서 7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달러당 121.69엔을 기록했다.
시장의 엔·달러 명목환율보다 실질·실효 환율이 낮은 건 무역관계가 확대되고 있는 중국 등 아시아의 통화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같은 엔화의 ‘실력’ 저하는 대외 경쟁여건이 유례없이 개선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엔화 약세에 따라 일본을 찾는 관광객 수와 소비 규모가 급증하는 등 관광산업이 큰 호재를 맞았다. 다만 일본 기업들이 그동안 해외 현지 생산 비중을 높인 데 따라 수출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 기업에는 매우 불리하다. 최근 달러당 엔화 환율은 2007년과 거의 같은 수준이지만 기업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훨씬 크다. 이토 모토시게 도쿄대 교수는 “실질·실효 환율을 미뤄보면 수입 기업들의 제반 환경은 역사상 최악 수준”이라며 “특히 원자재 수입 업체에게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실질·실효 환율이 역대 최저를 경신하고 있지만 ‘저점’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 완화에 따라 금리 인상을 기대할 수 없어 양국 간 금융 정책 차이가 엔저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8개월째 지속되는 무역적자도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펀드자금의 일본 기업에 대한 투자는 급증했다. 지난 5일 기준 출자 및 매수액은 전년 동기보다 2.1배 늘어난 7300억엔(6조7700억원)으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저금리로 펀드 자금 조달이 쉬워진데다 주가 상승으로 향후 매매 차익 실현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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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실질 가치, 40년 만에 최저…韓·中엔 악재, 日 수출엔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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