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산 등산로 ‘토막 시신’ 사건… 꽉 막힌 수사, 풀릴까

수월 팔달산에서 장기 없는 토막 시신이 발견된 지 나흘째지만 경찰이 사건의 단서는커녕 피해자 신원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등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7일 오전 10시부터 기동대 4개 중대 등 340여 명의 경력과 수색견 3마리를 투입해 팔달산 주변 수색을 재개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경찰은 날이 어두워지는 오후 5시 30분 전후로 이날 수색을 종료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전날 경기경찰청 2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꾸려 비슷한 규모의 경력과 수색견을 동원해 팔달산을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옷가지와 신발 등 200여 점을 수거했지만 사건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등산로 주변을 수색하다 보니 오래 전 버려진 쓰레기 같은 것들이 많이 수거됐다”면서 “수거 물품을 살펴봤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할 만한 것이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신원 확인을 위한 단서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또 사망 시기와 용의자 특정 등도 난항이다.

경찰은 지난 5일 부검의 구두 소견을 토대로 토막 난 시신의 성별을 여성으로, 발견 당시 시신 부패가 아직 진행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사망 시기를 최근으로 각각 추정하고 있다.

발견된 시신은 머리와 팔이 없는 상반신(가로 32㎝, 세로 42㎝)뿐이다. 이에 따라 신원 파악이 쉽지 않고 시신 발견 장소까지 어떤 경로로 어떻게 옮겨져 유기됐는지도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다만 시신 발견 장소에서 가장 가까이 주차할 수 있는 곳이 200여ｍ 거리에 있어 범인이 등산배낭 등으로 훼손된 시신을 옮겨 유기하고 준비해놓은 차량으로 도주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시신 발견지점 주변 접근로에 설치된 CCTV 10여 대와 주변 주택가 CCTV 영상기록을 분석, 용의차량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또 올해 수원과 인근지역에서 발생한 미귀가자, 실종자, 우범자 등을 중심으로 사건 연관성을 탐문하고 있다. 경기 전역과 전국 각지의 미귀가자 등으로 탐문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민 제보도 10여 건 접수돼 확인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수원 팔달구 경기도청 뒤편 팔달산 등산로에서 등산객 임모(46)씨가 검은색 비닐봉지 안에 훼손된 시신이 담겨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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