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점자 창안한 박두성 선생 장녀 박정희 여사 별세… 평생 시각장애인 위해 봉사

한글 점자를 창안한 송암 박두성 선생(사진)의 장녀이자 시각장애인을 위해 평생 봉사활동을 펼쳐온 박정희 여사가 지난 3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67세에 화가로 등단, 왕성한 활동을 펼쳐 온 고인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한글 점자를 창안한 고 송암 박두성 선생의 장녀다.

부친의 업적을 이어받아 전시회 등으로 마련한 수익금을 점자도서관 건립과 수술이 절실한 시각장애인들을 후원했다. 또 ‘송암장학회’를 설립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금 마련과 봉사활동에 힘썼다.

2009년에는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시력을 잃은 중도시각장애인 재활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자 100여 점의 수채화 작품을 곳곳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인은 생전에 약속했던 장기기증을 실천, 각막을 시각장애인 2명에게 기증해 생의 마지막까지 시각장애인 사랑을 실천했다.

‘새명을 나누는 사람들’의 상임이사 조정진 목사는 “고인은 운명하기 며칠 전 맏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각막기증 동의서를 작성하셨다”면서 “딸들과 저에게 ‘각막기증이 계속 이어져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빛을 볼 수 있게 해달라’라는 유언을 남기셨다”고 전했다.

조 목사는 “고인은 아버님의 유지에 따라 평생을 시각장애인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오셨다”고 기렸다.

유족으로는 수채화가 유명애씨 등 1남 4녀가 있다. 빈소는 인천 기독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전 6시다(032-764-5036).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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