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계속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아저씨, 다 같이 망하자는 거 아니면, 우리 같이 좀 삽시다. 이건 권유나 애걸이 아니라 협박입니다.”
화가 난 청년들이 최경환 경제 부총리를 겨냥해 붙인 협박성 대자보가 화제입니다. 좀처럼 미래를 꿈꾸기 힘든 청년들이 오죽하면 이런 일을 했을까요? 네티즌들은 폭발적인 호응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 부총리가 꼭 대자보를 보기를 바라며, 4일 페북지기 초이스입니다.
대자보는 3일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유머’에 오르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라는 제목으로 된 이 대자보는 연세대와 고려대 학생 9명이 운영하는 대안미디어 ‘미스핏츠’가 작성해 붙였다고 합니다.
최씨 아저씨는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가리킵니다. 대자보에는 팍팍한 우리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우리 미래를 짋어져야 할 청년들이지만 희망을 품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최경환 아저씨, 저는 좀 화가 나 있습니다. 아저씨 제 친구들은 평균적으로 천삼백만 원어치 빚을 지고 대학을 갑니다. 요즘엔 취업도 힘들어서 1년 정도 ‘취준(취업준비)’하는 건 찡찡댈 축에도 못 끼고요.”
대자보에서는 청년들이 잘 돼야 우리 부모 세대를 감당할 수 있는데 이대로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우리도 부모한테 빚 안지고, 독립해서 멀쩡히 회사 다니고 싶어요. 그래서 다들 이 고생하면서 안정적으로 돈 벌 데 가고 싶어 한다고요. 이 빚, 본인이 못 갚으면 부모 빚 되고 형제 빚 돼요. 청년이 자립할 수 있는 사회 못 만들면 청년만 손해가 아니라고요. 안 그래요, 또 하나의 부모 최경환씨? 우리가 취업 못하고, 창업 망하고, 집 못 사면 우리 부모님 세대도 죽어난다고요. 우리가 엄마아빠가 가진 부동산들 안 사주면 집은 누가 사고, 부모님 받으실 연금은 누가 내요. 청년이 이 사회의 허리입니다. 허리를 이렇게 끊으면, 달릴 힘이 어디서 날까요?”
대자보는 또 미래를 책임지지 못하는 정부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를 위해 연금을 깎고 정규직 해고를 쉽게 하려는 정부의 방침을 거론합니다.
대자보는 끝으로 제발 같이 잘 살아보자고 ‘협박’합니다.
“정말 계속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미래를 갉아먹고 지금 당장 얼마나 배부를 수 있습니까? 정규직 갉아먹고 노동자 모두는 얼마나 행복할 수 있습니까? 청년 세대에게 짐을 미뤄두고, 장년 세대는 얼마나 마음 편할 수 있습니까? 아저씨, 다 같이 망하자는 거 아니면, 우리 같이 좀 삽시다. 이건 권유나 애걸이 아니라 협박입니다. 우리 같이 좀 살길을 찾아봅시다.”
청년들의 절절한 대자보에 수많은 네티즌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협박이라기보다 진심으로 마주하고 대화하는 듯 하네요.”
“소위 sky에서 저런 대자보 붙었다면, 끔찍한 시대입니다.”
“닿기나 할런지. 직통 우편으로 쏴주고 싶네요.”
“경환이 보라고 추천”
저도 청년은 아니지만 이 대자보 내용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대로는 미래가 막막해요. 다 같이 잘 살자는데 왜 항상 청년들과 서민들이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만 생기는지 이해도 안 가고요. 저도 최 부총리가 이 글 꼭 보시라고 기사 씁니다. 같이 좀 삽시다, 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